日·필리핀 ‘反中연대’ 準군사동맹 추진...자위대 파견때 비자 면제
일본이 필리핀과 준(準)군사동맹인 ‘(군사협력) 원활화 협정(Reciprocal Access Agreement)’을 추진한다고 10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RAA는 두 나라 군대가 상대국에 입국할 때 비자를 면제받고 다량의 무기와 탄약을 쉽게 반입하는 것이다. 함정이나 전투기도 협정을 맺은 국가에 쉽게 들어갈 수 있어 대규모 군사훈련이 용이하고 유사시 상호 파병을 쉽게 하는 장점이 있다.
이 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9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재해 발생 시 구조 활동과 인도적 지원을 위해 자위대를 필리핀에 파견할 경우에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일본은 현재 호주·영국과 RAA를 맺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작년 6월 취임 이후 이번에 일본을 처음 방문했는데, 이번 안보 협의를 발판으로 일본·필리핀 간 공동 군사훈련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동·남중국해의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며 힘이나 위압을 포함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며 “미국·필리핀 간 공동 군사훈련에 일본 자위대가 참여하는 군사 교류를 더욱 활발하게 한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일본은) 이 지역에서 가장 강인하고 강력하며 신뢰가 깊은 친구”라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을 직접 겨냥하며 양국 간 군사 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일본과 필리핀은 지리적으로 대만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데다 미국의 동맹국이기 때문에 대만에서 긴급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국과 함께 중국에 직접 대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필리핀에 순시선을 제공하고 있으며 무인기의 공급도 추진하는 등 필리핀의 군사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일본과 필리핀의 군사 협력 강화로 대중 견제망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편, 기시다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2년간 필리핀의 경제 성장을 돕기 위해 공적개발원조(ODA)와 민간 투자를 합쳐 6000억엔(약 5조8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필리핀이 안보 협력에 호응한 데 대해 경제 지원으로 화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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