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호 작품서 정수 찾는 ‘인생 수업’[책과 삶]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조지 손더스 지음·정영목 옮김
어크로스 | 644쪽 | 2만6000원
미국 작가 조지 손더스에 대해 유명 시사주간지 ‘타임’은 “현존하는 영어권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라고 평가했다. 2017년에는 첫 장편소설 <바르도의 링컨>으로 ‘세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는 부커상(맨부커상)을 받았다. 손더스는 1997년부터 시러큐스 대학에서 문예창작 석사 과정의 러시아 문학 강독 수업을 맡아왔다. 매년 작가 지망생 600~700명 중에서 6명만을 선발해 가르쳤다.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는 손더스가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 대문호인 안톤 체호프, 이반 투르게네프, 레프 톨스토이,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 7편을 학생들과 함께 읽으며 가르친 수업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손더스는 책에 단편 전문을 싣고 그 단편에 대한 자신의 전문적 분석을 붙였다. 전문을 한 장면씩 끊어 읽기도 하고 개인적 경험을 예로 들기도 하면서 실제 강의록처럼 구성했다. 대문호들의 작품을 대체로 옹호하지만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도 가한다.
손더스는 체호프에게서 독자가 한 줄에서 다음 줄로, 한 장에서 다음 장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을 찾는다. 투르게네프에게서는 문학적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독자를 감동시키는 방법, 톨스토이에게서는 사실을 묘사하고 인과관계를 만드는 방법, 고골에게서는 현실에 없는 이야기에 독자를 끌어들여 진실로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을 배운다.
손더스는 ‘쓰기를 위한 읽기’에 대한 훈련을 책에 담았지만 작가뿐만 아니라 독자를 위해 썼다고 한다. 손더스는 서문에 “읽는 방식을 공부하는 것은 정신이 작동하는 방식을 공부하는 것”이라며 “정신에서 어떤 이야기를 읽는 부분은 세상을 읽는 부분이기도 하다. 더 적극적이고, 방심하지 않고 현실을 읽어내는 독자로 바뀔 수도 있다”고 적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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