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만으론 못 버틴다…현장 떠나는 청년 노동자들
[앵커]
원·하청 사이 격차 만큼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임금 격차도 심각합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가 더 두드러지는데요,
꿈을 안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은 저임금을 버티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소 부품업체가 밀집한 반월·시화 공단,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주로 취업하는 곳입니다.
20대 최 모 씨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화학 관련 자격증을 갖고 전자 부품 도금 업체에 입사했습니다.
첫 달 월급으로 통장에 찍힌 돈은 160여만 원, 경력이 쌓이면 오르겠지 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최○○/20대 : "(사장님이) 너는 아마 한 3년 정도는 연봉이 오르지 않을 거라고 봐야 할 거다, 그러면 내년에 야근수당이나 연장수당을 받을 수 있나요, 했더니 그것도 아마 못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편할 거다…."]
결국 1년 만에 퇴사했습니다.
[최○○/20대 : "적금을 들기에도 월세를 내고 살아가기에도 조금 많이 부족했던…."]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 공단에선 흔한 일입니다.
[최한솔/안산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노무사 : "청년 노동자들이 공단을 또는 제조업을 계속해서 떠나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이고요. 특성화고 자체에서도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훨씬 많아지고 있고, 그런 이유는 사실은 제조업에 미래가 없는 거죠."]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어느 정도일까요?
지난해 직원 300명 이상 기업의 월 평균 임금은 580여만 원, 300명 미만 기업보다 2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임금 인상률도 대기업이 3%p 더 높았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임금 격차가 더 도드라집니다.
직원 4명 이하 기업에 비해 대기업 임금이 얼마나 더 많은지 분석해보니, 미국은 1.2배, 일본은 1.5배, 프랑스 1.6배인데 반해 한국은 3배 차이가 났습니다.
'학력'과 '경력'보다 '기업 규모'가 임금 격차의 결정적 요인이란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전병유/한신대 경제학과 교수 :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조직의 어떤 능력에 따라서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거기 때문에 공정성의 문제도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인적 자원의 어떤 효율적인 배분이랄까 이런 게 잘 이루어지지 않는..."]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이 개선돼야 청년 실업 문제도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한규석/영상편집:김종선 이재연/그래픽:이근희
[앵커]
["힘든 일을 하면 존중받으면 좋을 텐데, 그런 일이나 한다고 더 무시해. 그러면 완전히 혼자가 돼."]
6년 전, 실제 있었던 한 콜센터 실습생의 비극을 그린 영화 '다음 소희'의 한 장면입니다.
노동이라는 세계에 처음 뛰어든 십대 청년이 겪어야 했던 차가운 풍경입니다.
제목에 들어간 이 '다음' 이란 의미...
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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