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임금, 원청의 36%뿐…박봉·고용불안 시달려

신현욱 2023. 2. 1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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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적 인기를 끈 우리 드라마에 대해 해외 언론은 이런 비평을 내놨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의 깊은 불평등을 배경으로 한 수출품이다.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가 봤더니 OECD 31개 나라 가운데 7번 째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된 주요 원인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또 원청과 하청 사이의 큰 임금 격차가 꼽히는데요.

노동 시장이 양극화되고, 또 이동하기도 무척 어려워지면서 하청 업체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실태가 어떤지, 먼저 신현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승용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통상 2만 개가 넘는 부품이 들어갑니다.

완성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이들 부품 상당수는 하청업체들이 생산하는데요.

하청에 하청으로 이어지는 중소업체들의 노동 현실이 어떤지, 실제 이 차량의 부품을 만드는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운전석에 들어가는 부품을 조립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완성차 업체가 부품업체에 1차 도급을 줬고, 이 업체는 재하청을 받았습니다.

이곳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은 어떨까.

4년 차 노동자의 임금 명세서입니다.

만근한 달 기본급으로 162만 원가량 받았습니다.

시급으로 따지면 9,250원, 지난해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연장근로 수당을 받아야 형편이 좀 펴는데, 완성차 업체 일정에 달려 있어 잔업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김윤섭/자동차 부품사 하청노동자 : "굉장히 많은 휴업이 있었고, 그때 당시에 제가 받았던 임금이 최소가 한 30만 원에서 40만 원. 집 보증금을 일부 떼서 (생활비로) 사용을 하고…."]

완성차 출고를 담당하는 모 하청업체 노동자.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을 갖춘 13년 차 노동자지만, 기본급 180여만 원에 각종 상여와 수당을 포함해도 약 260만 원.

입사 초기와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완성차업체의 평균 임금은 약 604만 원인데 비해, 1차 하청업체는 약 390만 원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집니다.

2차는 240만 원, 3차 이상은 220만 원으로 점차 임금이 줄어드는데, 도급 최하단 업체는 상단 완성차 업체 임금의 36%에 불과합니다.

고용 불안은 고질적 문제입니다.

[이재영/금속노조 부평공단지회장 : "신규 차종이 없으면 더 일할 수가 없는 거고, 완성차의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계속 그냥 부유하는 거죠."]

물량이 급격히 줄거나 생산품이 단종되면 전환 배치되는 원청 노동자들과 달리, 하청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해고되는 경우도 빈번한 게 현실입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한규석/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김지훈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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