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의 시작은 행동주의펀드…“주주가 주인”

오수호 2023. 2. 1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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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부 오수호 기자와 함께 좀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이번 SM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일명 행동주의 펀드가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행동주의 펀드란 게 뭐죠?

[기자]

기업의 일정 주식을 사들인 뒤, 다른 주주들과 힘을 합쳐 배당을 늘리거나 대주주 중심의 경영 관행을 바꾸는 걸 목적으로 하는 펀드라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대주주 측과 이런 펀드들이 주식확보 경쟁을 하게 되니까 주가가 오르고, 이 펀드는 지분을 팔아 차익을 얻습니다.

이번 사태에선 얼라인 파트너스라는 펀드가 눈에 띄는데, 지난해 SM 지분 1% 정도를 확보한 뒤 회사 측에 경영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앵커]

SM에 요구한 경영개선 이라는 게 어떤 겁니까?

[기자]

얼라인은 SM에서 창립자인 이수만 씨에게 돈이 빠져나가는 걸 문제 삼았습니다.

이 씨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에 자문료 명목으로 매출의 최대 6%를 지급했는데요.

이사회를 압박해 이 회사와 계약을 종료했고, 당기 순이익의 최소 20%를 주주에게 배당토록 했습니다.

또 1명이던 사외 이사도 이사회의 과반인 4명으로 늘렸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경영권 분쟁이 계속될 건데, 어느 부분을 살펴봐야 할까요?

[기자]

결국, 양쪽에서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 전에 소액주주들의 뜻을 얼마나 끌어모으느냐가 관건이 될 겁니다.

현재 SM 지분 가운데 60%를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습니다.

소액주주들에게 많은 이익을 돌려주는 곳이 승리하겠죠.

[앵커]

그럼 이렇게 행동주의 펀드가 대주주 등 경영진의 전횡을 막고, 소액 주주의 이익을 늘려준다면 비슷한 일이 다른 기업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한국 증시에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말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입니다.

우리 기업 주식이 다른 나라보다 저평가 받는 현상을 말하죠.

그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것이 소액주주가 아닌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입니다.

이걸 깬 게 행동주의 펀드이고요.

다른 기업들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소액주주들의 이익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는 배당 등을 통해 돈 버는 게 목적이니까 단기성과를 중시하거든요?

그래서 주주 환원만 하다가 투자 등엔 소홀해지면서 기업 경쟁력을 해칠거라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결국, 주주 중심 경영을 정착시키려면 아예 이사회가 소액주주에 대해서도 충실 의무를 지도록 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촬영기자:고영민/영상편집:김선영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오수호 기자 (oas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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