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공임대주택 건설사 부도, 6백 가구 돈 떼일 위기
[KBS 대구] [앵커]
KBS가 4년 전부터 대구의 한 공공임대 아파트를 소유한 건설사가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최근 이 건설사가 부도를 내면서,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떼이거나 건설사 빚을 떠안는 등 수백억 원 대 피해를 입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신주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5년 입주한 대구 달성군 한 공공임대 아파트.
3년 뒤 한 건설사는 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지원하는 주택기금 570억 원을 빌려 이 아파트를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10억 원이 넘는 이자 등을 연체하면서 결국 부도 처리됐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아파트 입주자들 몫이 됐습니다.
[차윤철/공공임대아파트 입주민 : "주택기금을 대위변제를 다 하고 (건설사가 내야 할) 이자까지도 변제한 상태에서 변호사한테 소송하려고 의뢰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 임대 아파트는 전체 9백여 가구 중 590여 곳은 임차 가구, 120여 곳은 5년 임대를 거쳐 분양 전환됐으며, 나머지는 공실입니다.
피해가 가장 큰 가구는 6천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의 보증금을 낸 임차인 가구입니다.
이들이 낸 보증금만 5백억 원이 넘는데, 보증보험에 가입해도 일부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보증보험 미가입 10가구는 한푼도 돌려받지 못합니다.
분양전환 가구도 건설사 빚인 세대당 주택기금 6천5백만 원을 대신 갚은 뒤에야 소유권 이전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공실 세대 관리비를 입주자들이 나눠서 내고, 하자 수리를 못하는 등 피해도 극심합니다.
[박대규/공공임대주택 입주자대표 : "임대사업자 법인만 있으면 자본금이 얼마가 있든 상관없이 무조건 넘길 수 있다는 거예요. 무자본으로 굉장히 많은 아파트를 취급하고 있고 나중에는 부도내고 손털고 나가버린다는 거죠."]
해당 건설사는 자본금이 수억 원에 불과했지만 공공임대주택을 매매할 때 주택기금을 빌릴 수 있는 점을 이용해 손쉽게 전국의 공공임대아파트 2천 3백여 가구를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2년 전 법 개정으로 관리·감독이 강화되자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고를 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에는 분양 전환을 해주겠다며 임차인에게 73억 원을 가로채 대표 등 3명이 기소된 상황입니다.
[대구 달성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방안을 강구한 게 국토부에서 (공실 세대를) 경매로 넘겨가지고 임차인분들한테 돌아갈 게 생길 수 있으니까."]
내집마련의 꿈을 품었던 서민들이, 무책임한 건설사의 횡포에 또 다시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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