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협상' 캐롯, KT 꺾고 6강 PO 희망 쐈다

83-67 대승, 선수들은 밀린 임금 받아
2위 LG는 최하위 삼성에 완승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선수단 임금 지급이 두 차례나 밀린 데다 매각 절차까지 밟고 있는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어려움을 딛고 값진 승리를 거뒀다.

캐롯은 1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수원 KT를 83-67로 제압했다.

이 경기는 캐롯이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첫 경기였는데 승리를 올렸다. 시즌 21승19패가 된 캐롯은 5위 자리를 지키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키웠다. 또 선수단이 지난 5일 받아야 했던 임금도 이날 구단이 약속한대로 지급됐다.

데이원스포츠가 고양 오리온을 인수하고 재창단, 네이밍 스폰서 캐롯손해보험을 유치한 캐롯은 한 시즌 만에 존폐 위기에 처했다.

데이원스포츠의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농구단 운영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선수단과 프런트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기업 한 곳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캐롯은 김승기 감독의 지휘 아래 경기에만 집중했고, 이날 3점슛 12개를 넣으며 16점 차 대승을 거뒀다.

디드릭 로슨이 22점 9리바운드, 이정현이 16점 5어시스트로 공격을 이끌었고 조나단 알렛지(13점)와 전성현(10점)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23-25로 뒤진 채 2쿼터에 돌입한 캐롯은 전세를 뒤집었다. 2쿼터에서만 13점을 몰아넣은 알렛지의 활약이 돋보였다.

알렛지는 41-37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결정적 3점슛을 넣었고 이어 2점슛과 자유투를 묶어 3점을 보태 47-37까지 벌렸다. 그리고 쿼터 종료 직전에는 2점을 추가, 52-39까지 달아나도록 했다.

캐롯은 3쿼터에서 KT의 공격을 11점으로 묶으면서 로슨을 중심으로 공격을 펼쳐 68-53까지 벌렸다. 기세를 높인 캐롯은 4쿼터에서도 두 자릿수 점수 차를 유지하며 짜릿한 승리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갈 길 바쁜 KT는 하윤기(19점 11리바운드)와 양홍석(14점 9리바운드)이 분전했으나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해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17승23패가 된 KT는 6위 전주 KCC(17승21패)와 1경기 차로 벌어졌다.

창원체육관에서 펼쳐진 경기에서는 2위 창원 LG가 최하위 서울 삼성을 96-78로 크게 이겼다.

LG는 26승14패를 기록, 선두 안양 KGC(29승11패)를 3경기 차로 추격한 반면 삼성은 11승28패로 최하위 탈출이 더 어려워졌다.

LG는 이관희와 임동섭(이상 15점), 아셈 마레이(14점), 김준일(12점), 저스틴 구탕, 단테 커닝햄(이상 10점) 등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