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가린 ‘대세론’…김·안 양강 구도, 결선 땐 ‘천·황 변수’
김기현·안철수, 무난하게 본선행
이준석계 천하람, 황교안도 진출
예측과 달리 당심·민심 격차 작아
내달 4~7일 투표…결과는 8일에
‘과반’ 없을 땐 1·2위 간 결선 진행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나다순)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본경선 진출자로 10일 정해졌다. 김·안 후보의 양강 구도 속에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한 친이준석계 천 후보가 약진했다.
유흥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예비경선은 지난 8~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렀다.
김·안 후보가 무난히 예비경선을 통과한 가운데 천·황 후보가 현역 중진의원인 윤상현·조경태 후보를 제치고 본경선에 진출했다. 당 선관위는 본선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순위와 후보별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간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여론조사기관들 예측보다 친윤석열 후보들이 더 선전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당 지지층보다 당원들의 보수적 성향이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김·안·천·황 후보가 예비경선을 통과했다. 선거인단이 2년 전의 2.5배 규모인 약 84만명으로 증가하고 수도권·청년층 당원 비중이 크게 늘면서 당심과 민심의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선거전은 김 후보와 안 후보 양강 구도 속에 천 후보 변수가 작용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된 당원 구성과 1차 투표 과반 득표자 유무 등 변수는 다양하다.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과 그에 대한 당원들의 반응도 지켜볼 일이다.
후보들은 모두 당선을 자신했다. 김 후보는 “본선 압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양강을 뛰어넘어 국민의힘을 환골탈태시키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황 후보는 “당원이 주인인 정당, 당원주권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김 후보가 안 후보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은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여럿 제기됐다. 김 후보 측은 당장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윤상현·조경태 후보를 포섭, 두 후보 지지층을 흡수해 1차 투표에서 과반으로 당선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과반을 얻지 못해 1·2위 간 결선투표로 가면 친윤계에 비판적인 천 후보 지지층이 안 후보에게로 넘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 후보에 대한 정체성 공세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도 자신이 “정통보수”임을 강조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앞서 제기됐던 안 후보 당선 시 ‘윤 대통령 탈당설’에 더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시나리오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안 후보 측은 ‘김 후보 1위설’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결과가 공개됐을 리 없다”며 발끈했다. 안 후보는 “이번에 후보를 뽑는 기준은 단 하나다. 내년 총선에서 누가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킬 수 있을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은 당내 친윤계에 대한 반발 심리가 상당하다고 보고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공세에 위축된 듯한 모습에서 벗어나 김 후보에 대해 더 공세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윤 대통령과 직접 대립하는 모양새는 피하도록 전략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전 대표 지원을 받는 천 후보 측에서는 “향후 지지율이 상승할 후보는 천 후보뿐”이라고 전망한다.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했음에도 가파른 상승세로 예비경선을 통과한 자신감을 토대로 앞으로도 선제적으로 의제를 던져 대역전을 노려보겠다고 밝혔다. 천 후보는 이날 황 후보에게 부정선거를 의제로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본경선 진출자들은 오는 13일 제주를 시작으로 7개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방송토론회를 한다. 다음달 4~7일 모바일·ARS 투표를 실시한 뒤 8일 전당대회에서 결과를 발표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간 결선투표를 거쳐 12일 최종 결과가 나온다.
정대연·조문희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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