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하이브 참전에 SM 경영권 분쟁 새국면…주도권은 어디로

지영의 2023. 2. 1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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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에스엠 경영권 분쟁 참전
유리해진 이수만 총괄-하이브 연합
카카오 공개매수 참전 시 ‘유혈경쟁’ 예상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에스엠엔터테인먼트(041510) 경영권 분쟁이 새국면을 맞았다. 기존에는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에스엠과 카카오(035720),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의 대립구도에서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352820)가 에스엠 지분 매입에 나서며 이 총괄의 우군으로 등판하면서 전세가 뒤집힌 모양새다. 다만 변수가 적지 않아 내달 열릴 주주총회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질 전망이다.

꺾이는 건 누구일까…하이브 참전이 바꾼 경쟁 구도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브는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보유지분(439만여주, 18.5%) 지분 중 352만3420주(14.8%)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입가격은 주당 12만원으로 총 주식 취득 규모는 4228억원, 취득 예정일은 내달 6일이다. 내달 열릴 주주총회부터 이 총괄의 의결권이 하이브에 넘어갈 전망이다.

소액주주 대상 공개매수 계획도 밝혔다.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 주식을 최대 595만1826주(25%) 취득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이 총괄의 지분을 매입한 가격인 12만원과 동일하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다. 공개매수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을 최대 39.8%까지 보유하게 된다.

하이브의 참전으로 SM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을 맞았다. 기존에 이 총괄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SM의 현 경영진과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 측에 밀리는 모양새였다. 에스엠 측이 지난 8일 카카오를 대상으로 2171억원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카카오가 9.05%의 지분을 확보, 2대 주주에 오르게 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 총괄이 하이브라는 강력한 우군을 확보하면서 전세가 뒤집혔다. 이 전 총괄은 카카오를 상대로 한 에스엠의 유상증자에 대해서도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유상증자가 회사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으로, 주주 권리를 침해하는 위법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이 총괄과 하이브 측이 그대로 승기를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수만(왼쪽) SM 대주주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각 소속사)
◇ 끝날 때 까지는 끝 난 게 아니다?...카카오 공개매수 시 ‘유혈경쟁’

판세를 뒤집을 변수는 남아있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내달 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표대결이 예상된다. 주주 중에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이라는 평가다.

이밖에도 현금 동원 여력이 있는 카카오가 ‘작정’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카카오가 들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조5552억원대에 달한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하이브가 제시한 매입가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하이브는 카카오에 비해 현금 동원력이 높은 상황은 아니다. 지난 3분기 기준 하이브의 현금 여력은 9030억원 수준이다. 최근 계열회사를 통해 3200억원의 단기차입을 진행해 인수자금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현금을 추가로 확보한 상황이다.

양측이 모두 공개매수전에 나서는 그림이 될 경우 유혈경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공개매수가 진행되는 경우 매입가 이상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미 에스엠 주가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선언 만으로도 이날 16.45% 급등해 11만4700원을 기록했다. 더 적극적으로 우위를 점하려는 쪽은 매입가 상향이 불가피하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업계 쪽에서는 창업주이자 총괄프로듀서라는 존재의 상징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표대결로 가면 하이브와 이 총괄 연합 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카카오 측도 그냥 물러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다만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하이브가 제시한 매입가보다 높은 수준을 불러야 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지영의 (yu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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