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인수전…“이수만, SM 경영·국내 프로듀싱 안 한다”

2023. 2. 1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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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숨 막히는 인수전이었다. 이수만의 퇴진을 골자로 한 체제 개편안인 ‘SM 3.0’이 공식 발표된 이후, 카카오가 신주 발행 등으로 지분 9.05%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떠올랐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는 가처분 신청과 ‘최대 경쟁사’ 하이브와의 동맹으로 초강수를 뒀다. 일각에선 지분 매각 이후 SM 경영권 회복과 프로듀싱 복귀설이 나왔으나, 하이브는 이를 부인했다.

하이브는 10일 이수만 SM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지분 인수로 하이브는 SM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러한 발표 이후 업계에선 갖가지 시나리오가 다시 써졌다.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이수만의 경영권 회복설, 프로듀싱 복귀설이었다.

하이브는 그러나 “이수만이 지속해서 경영권을 행사한다거나 프로듀서로 SM에 복귀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수만은 향후 3년간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만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동시에 3년간 SM 임직원을 고용하거나 SM 아티스트와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단호히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수만은 SM의 2023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하이브에 위임하기로 했다”며 “주주제안을 통해 하이브가 지정한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수만은 앞서 지난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공식적으로 경영에서는 물러났다.

하이브는 아울러 “지난 1월 15일에 SM이 발표한 ‘글로벌 수준의 지배구조’와 연계해 SM의 운영 구조를 선진화하는 노력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SM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이수만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는 이미 “이 총괄과 SM엔터테인먼트 사이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대부분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문제가 된 이수만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라이선스 계약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이수만은 SM과 라이크기획 간의 프로듀싱 계약해지 후에도 무려 70년인 2092년까지 음원수익의 6%인 800억원을 받는다. 2025년까진 매니지먼트 수익의 3%를 갖도록 했다.

하지만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로열티)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잔여 로열티를 상호 합의하에 대승적인 관점에서 제거하며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용 부담을 제거했다”고 분명히 했다.

이수만이 자신의 지분을 최대 경쟁사인 하이브에 넘긴 것은 SM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여파가 거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특히 이수만은 하이브에 지분 매각을 꺼렸고, 도리어 카카오와 CJ와는 실제 협의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3일 현 경영진의 SM 3.0 발표, 카카오의 2대 주주 등극으로 이수만의 입지는 좁아졌다.

이수만 측에 손을 내민 것은 하이브였다.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올해 초 선포한 ‘휴머니티 앤드 서스테이너빌리티’ 캠페인(탄소배출 감소 등 지속가능성 캠페인)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며 “당시 갑자기 ‘일련의 사태’로 칩거하며 고심 중이던 이수만에게 지속 가능한 K팝의 영향력 활용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귀띔했다. 이수만 역시 자신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다는 판단에 지지를 보냈다.

하이브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기 전 SM 지분율은 이수만 18.46%, 국민연금공단 8.96%, KB자산운용 5.12%, 이성수·탁영준 에스엠 공동대표 포함 등기임원 0.66% 등이었다. 현재는 하이브가 14.8%, 국민연금공단 8.96%, KB자산운용 5.12%, 이수만 3.66% 등의 순서다. 기타 소액 주주가 60%에 달한다.

하이브는 다음 달 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 이전 하이브가 공개매수로 지분 확보에 성공하면, SM과 하이브는 마침내 ‘공룡 기획사’가 된다.

다만 법원의 가처분 신청은 변수다. 법원이 이수만이 제기한 카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카카오가 공시대로 SM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하이브는 13.5%, 카카오 9.1%, 이수만 3.3%로 달라지게 된다.

주주총회의 표 대결도 변수가 되고 있다. 소액 주주의 지분율이 60%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SM의 현 경영진이 얼라인, 카카오와 함께 소액 주주를 설득하리라는 관측이 커진다. SM 공동대표이사 및 센터장을 포함한 경영진 25명은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를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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