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공소시효' 만료?…"결백" vs "특검"

류정화 기자 2023. 2. 10. 18: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법원의 1차 판단이 오늘(10일) 나왔습니다. '주모자'인 권오수 전 회장에게는 유죄 판결이 나왔는데요. 법원은 김 여사의 계좌가 주로 활용됐던 시기로 지목됐던 2010년 10월 전까지의 혐의는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반응은 엇갈렸는데요.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김건희 특검법도,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도, 내일은 '운명의 날'이 될 듯합니다. 내일도 정회원 여러분 다정회 꼭, 시청하셔야겠습니다.]

정회원 여러분, 보고 계시죠.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 소식, 배양진 체커가 전해드렸고요. 지금부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재판 소식 전해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유죄를 인정받았습니다. 다만 실형은 아니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결과가 나왔는데요.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 "시세조종의 동기와 목적이 있었지만 시세차익 추구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 성공하지 못한 시세조종으로 평가된다"고 했습니다. 즉 '실패한 주가조작'이란 겁니다. 오늘 판결, 김건희 여사가 '전주'로 개입했단 의혹에 대한 판단이 담겨있을 거라 주목이 됐죠. 민주당은 김 여사의 이 녹취록에 담긴 내용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해왔습니다.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해 9월 5일) : '조금 더 사겠습니다. 조금씩 사볼까요'라고 이야기합니다. '예, 그렇게 하세요', '오늘도 도이치모터스 살게요. 2500원까지' 그랬더니 김건희 여사가 이야기합니다. '예, 전화 왔어요?'라고 했더니 '왔어요', '사라고 하던가요? 그럼 좀 사세요']

그런데 이 시기,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선수' 이모 씨에게 계좌를 맡겨 거래한 것으로 알려지는 2010년 1월입니다. 검찰이 분류한 주가조작 시기 5단계 중 1단계인데, 김 여사가 주로 연루된 이 1단계, 즉 2010년 10월 이전 부분은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으로 법원이 오늘 판단했습니다. 1단계와 2단계 이후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주체, 즉 '주포'가 이모 씨에서 김모 씨로 달라졌다고 했는데요.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했던 이씨는 1단계 이후 참여를 하지 않았다고 본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김 여사와 이씨의 관계, 2010년에 절연했다고 밝혔었죠.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2021년 10월 15일) : 2010년에, 제가 결혼하기 전에 이 양반이 골드만삭스 출신이라고 해서 한 네 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이 났고요. 도이치모터스만 한 것이 아니고 한 십여 가지 주식을 전부 했는데 손실을 봐서 저희 집사람은 거기서 '안 되겠다' 해서 돈을 빼고 그 사람하고는 절연을 했습니다.]

법원은 권 전 회장이 주가 부양으로 8900만 원의 이익을 실현했다고 했고, 유죄가 인정된 나머지 공범들은 최대 1억 1천여만 원의 이익을 보거나 도리어 수천만 원 손해를 봤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변동도 크지 않았고 시세차익도 없었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론 오늘 법원의 판단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 됐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2021년 10월 15일) : 그 당시에 도이치모터스라고 하는 것은 주가의 변동도 크지 않았고 저희 집사람은 오히려 손해 보고 그냥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판결로 김 여사의 결백이 드러났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도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김 여사 말고 또 다른 '전주'도 무죄판결을 받았다면서 "민주당의 주장이 깨졌다"고 했습니다.

[송언석/원내수석부대표 (음성대역) : 김건희 여사가 관여된 1차 주가조작 부분은 공소시효가 이미 도과한 것으로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김건희 여사를 엮기 위해 문재인 정부 검찰에서 무리하게 포괄일죄로 묶어 공소시효가 남았다며 억지를 부렸지만 이런 점이 말끔히 해소됐습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에 불만을 표했습니다. 검찰의 잣대가 불공정하다며 '특검'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김학의 사건을 덮은 것처럼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도 시간을 끌다가 공소시효가 끝났다며 종결할 생각입니까? 검찰이 왜 살아있는 권력과 검찰 가족에 대한 수사를 뭉갰는지, 그 과정에서 윗선의 압력이나 권력의 개입이 있었는지 특검을 통해 철저히 밝혀야 합니다.]

그런데, 2차 작전 시기 이후에도 김 여사가 일부 연루된 흔적이 드러난 적이 있죠. 2010년 11월에 김 여사 명의의 계좌에서 8만 주를 매도하는 주문, '통정매매'가 있었다는 겁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7초 후 거래, 그 유명한 직접 김건희 여사가 증권사의 직원에게 전화해가지고 '3300원에 8만주 때려주삼' 문자메시지 딱 받고 나서 7초 후 거래라는 거, 직접거래라는 거 아닙니까?]

2차 작전을 주도한 세력들의 사무실에서 파일명 '김건희'라는 엑셀 파일도 발견됐다고 하는데요. 뉴스타파의 보도로 알려졌고 공판에서도 언급이 됐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12월 1일) : 파일명 '김건희', 검찰이 지난 8월 공판에서 일부 공개한 이 엑셀 파일에는 김건희 여사의 증권계좌 거래 내역이 담겼습니다. 뉴스타파의 보도로 알려졌죠.]

[유튜브 '뉴스타파' (지난해 9월 23일) : 6만105주를 매각한 날짜가 2011년 1월 13일로 돼 있습니다. 주가조작 세력은 1월 13일, 즉 이 파일을 작성하고 저장한 바로 그날에 김건희 여사 주식 매각 내역을 실시간으로 파악했다는 뜻이 됩니다.]

1차 작전 시기 이후엔 김 여사가 손을 뗐다는 취지로 말했던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내용인데요.

여기에 검찰이 분류한 5단계 작전 시기, 2012년 12월에도 김 여사가 주식을 거래한 흔적이 있습니다. 민주당에선 이를 근거로 김 여사에 대해서도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해 1월 20일) : 2016년 7월 증권거래세 118만원과 양도소득세 2058만원을 냈습니다. 어디서 돈을 벌었는지 추적했습니다. 김씨는 2012년 11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서 신주인수권 약 51만주를 주당 195.9원에 샀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2012년 말에 그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한 권오수의 장외 매수를 누가 하느냐 하면 김건희 여사가 헐값 매수를 합니다, 헐값 매수. 무려 수익률이 80%가 넘어요, 82%. 그러니까 이 두 행위만 가지고 놓고 봐도 공소시효 내로 충분히 들어온다.]

민주당은 오늘 판결로 수사의 필요성이 더 드러났다, 이런 얘기도 하고 있는데요. 오늘 국회 상황실, 거의 법원 상황실입니다. 지금부턴 곽상도 전 의원 판결 후폭풍 더 다뤄보겠습니다. 국민의힘은 곽 전 의원 판결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고, 민주당은 '불공정한 면죄부 판결'이라고 비판했죠. 그런데 민주당에선 오늘 '판사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물론 진심은 아닌 듯 합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곽상도 의원한테는 참, 곽상도 의원에게 선고하신 판사님께는 참 감사드립니다. {왜요?} 이제 우리 아들도 50억 받을 수 있게 됐으니까. 이게 말이 됩니까? 이게 사실은 아버지 보고 준 돈이지 무슨 아들 보고 준 돈이에요. 이렇게 판결을 내리시면 대한민국 정치는 확 후퇴합니다.]

법원은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가 받은 퇴직금 50억원, "액수가 지나치게 많고, 받은 이유가 석연치 않다", "'부동산 특위'에서 의정활동을 했던 아버지 곽 전 의원의 직무와도 연관이 있다", 이렇게 판단했죠. 하지만 병채 씨가 결혼을 해서 독립생계를 꾸리고 있기 때문에,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럴 일은 전혀 없겠지만요. 석연찮은 50억 원을, 결혼한 박준우 마커가 받으면 무죄, 결혼 안 한 유한울 체커가 받으면 유죄가 될 수 있단 해석입니다. 박 마커, 그럴 일 없으니 좋아할 필요 없습니다. 어쨌든 이 퇴직금 50억에 대한 판결, 특히 직장인들에겐 박탈감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30대 기업 CEO 퇴직금 상위 20위 명단에, 곽 전 의원 아들이 4위에 올랐다는 게시물, 온라인상에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검사 출신인 곽 전 의원이 과거 조국 전 장관 딸의 장학금에 대해 했던 말도 다시 회자됐습니다.

[곽상도/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9년 10월 15일) : 이건 부모를 보고 부모 때문에 돈이 나간 거다, 저희들이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총장님 동의하십니까?]

이번 판결에선 대장동 수사의 단초가 됐던 '정영학 녹취록'이 유죄의 증거로 쓰이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제가 말씀드렸죠. '정영학 녹취록'에는 '곽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서 돈을 달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김만배 씨의 육성을 저희 JTBC 뉴스룸이 보도해드렸습니다.

[김만배 씨 (JTBC '뉴스룸' / 어제) : 병채 아버지는 돈 달라 하지 병채 통해서… (병채가)'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할 건지' 그래서 '야 인마,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양 전무보다 많으니까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

곽 전 의원에게 50억을 어떻게 줄지 김만배 씨와 유동규 전 본부장이 상의하는 내용도 녹취록에 구체적으로 담겼는데요.

[김만배 씨 (JTBC '뉴스룸' / 어제) : 아들은 회사의 막내인데, 50억을 어떻게 가져가려고.]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 곽 선생님은 변호사 아녜요? 현역이잖아요. 정치자금법 문제가 될 텐데?]

[김만배 씨 (JTBC '뉴스룸' / 어제) : 아니 아들한테 주든 뭐든]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 아들한테 주는 수밖에 없어요. 아들이 그렇게 받아갔다고 하면 나중에 아들 문제가 나중에 불거질 수 있어요.]

판결에 대한 의문점, 법조계에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50억 퇴직금에 대한 기소, 이번엔 뇌물죄로만 기소됐지만요. 제3자 뇌물죄나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도 더 고민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검찰이 항소할 뜻을 밝힌 만큼, 보완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요. '50억 클럽'에 대한 추가 수사, 수사의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유정주/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럼에도 검찰은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는 뒷전으로 밀어둔 채 야당 대표와 그 주변인들에 대한 먼지털이식 표적 수사만 반복, 또 반복했습니다. 검찰에 묻습니다. 야당에 거침없던 검찰의 칼날이 유독 50억 클럽 앞에 멈춰 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논란이 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일부 법원의 판단이 나왔는데요. 정부 여당과 야당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정치권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건희 여사 관련해선 대선 당시 '7시간 녹취록' 공개에 대한 법원 판단도 오늘 나왔는데, 들어가서 더 자세히 얘기해보죠.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김건희 '주가조작' 공소시효 만료?…"결백" vs "특검" >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