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 전대 ‘비윤’ 후보 전원 컷오프 통과, 대통령실 의미 읽어야

한겨레 2023. 2. 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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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3·8 전당대회 본선 진출자가 10일 확정됐다.

확실한 '비윤'을 표방하고 있는 이준석계 후보 4명 전원이 각각 당대표와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것이 눈에 띈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는 책임당원 1명당 당대표 1명, 최고위원 2명, 청년최고위원 1명씩을 찍는 투표 방식에 맞춰 후보 4명을 내보낸 이준석계의 선거 전략이 주효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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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 대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준석계로 불리는 이들 모두 10일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해 본경선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3·8 전당대회 본선 진출자가 10일 확정됐다. 확실한 ‘비윤’을 표방하고 있는 이준석계 후보 4명 전원이 각각 당대표와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것이 눈에 띈다.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여당 전대를 난장판으로 만들어온 대통령실과 윤핵관 세력의 노골적 개입 행태에 대한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음을 말해준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책임당원 6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방식의 예비경선을 실시한 결과를 보면, 당대표 본경선에는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가나다순) 후보가 진출했다. 또 최고위원 본경선엔 김병민, 김용태, 김재원, 민영삼, 정미경, 조수진, 태영호, 허은아 후보가, 청년최고위원 본경선엔 김가람, 김정식, 이기인, 장예찬 후보가 올랐다. 이들 중 천하람, 김용태·허은아, 이기인 후보는 ‘반윤핵관’ 기치를 내건 이준석계로 공동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살아남은 반면, 박성중·이만희·이용 등 최고위원에 출마한 친윤계 현역 의원 3명은 모조리 탈락했다. 이들 모두 친윤계가 주도하는 의원 모임 ‘국민공감’ 회원으로, 이용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친윤계 핵심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는 책임당원 1명당 당대표 1명, 최고위원 2명, 청년최고위원 1명씩을 찍는 투표 방식에 맞춰 후보 4명을 내보낸 이준석계의 선거 전략이 주효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이준석 돌풍이 일었던 2년 전 전대를 계기로 급증한 수도권과 청년층 당원의 표심이 이들에게 쏠린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과 윤핵관 세력의 무리한 전대 개입에 대해 신규 당원을 중심으로 반감이 표출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윤핵관 세력은 그동안 경선 룰을 뒤집고 나경원 전 의원을 주저앉힌 데 이어, 안철수 의원에게도 낡은 색깔론과 ‘대통령 탈당’까지 들먹이며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을 “국정운영의 적”으로 부르기도 했다. 이런 노골적 당무개입과 정당 민주주의 훼손에 당심마저 준열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도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32%로 나타났다. 부정평가 이유에 ‘여당 내부 갈등/당무개입’(5%)이 새로 상위권에 들었다. ‘윤심의 전횡’에 대해 당심과 민심 모두 인내심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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