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없는 소주는 사절" 맥주와 너무 다른 까닭

희석식 특성·취기 원하는 소비자층 등…업계 "칼로리 높지만 무알코올 소주는 계획에 없다"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취하려는 거고, 반주인데 알코올이 없으면 안 마시지."

주 1~2회 소주를 마신다는 직장인 A씨는 '무알코올 소주'에 그리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무슨 맛이냐"는 얘기다.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왼쪽)와 하이트진로 '제로슈거 진로'(오른쪽) [사진=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주류 업계에 '무알코올' 또는 '논알코올' 바람이 불고 있지만 소주는 예외다. 소주라는 주류는 특성이 다르다고 인식하는 A씨 같은 소비자 층으로 인한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와 소주는 다르게 봐야 한다"며 "맥주는 알코올을 줄여도 탄산이나 보리의 맛과 같은 풍미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지만, 무색·무취·무미의 소주는 알코올을 빼버리면 물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소주 제품은 희석식. 희석식 소주는 쌀·보리·밀·수수·고구마와 같은 전분질 원료를 증류기에 넣어 만든 알코올 도수 95%의 식음용 주정과 물과 감미료 등 첨가물을 더해 희석함으로써 인공적으로 향과 맛을 만들어 낸다.

이때 연속식 증류를 통해 불순물과 효모에 의해 생성되는 향이 제거됨에 따라 무색·무취의 형태로 남게 된다. 그렇기에 소주에 알코올까지 제거해버리면 입안에서 '맛'을 느낄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가당 소주 제품도 대체 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이 나긴 하지만, 소주는 달콤하게 먹는 술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알코올에 따른 취기를 느끼며 함께 먹는 음식의 맛을 북돋울 수 있기 때문에 찾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무알코올 주류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는 낮은 칼로리 덕분이기도 하다. 일반 맥주의 경우 100㎖ 기준 약 47.3㎉에 이르지만 하이트 제로는 3.9㎉,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8.6㎉ 등 국내 무알코올 맥주 열량은 매우 낮다.

이에비해 소주의 칼로리는 높은 편이다. 무가당 소주라 하더라도 알코올로 인해 칼로리가 생각만큼 낮지 않다. '처음처럼 새로' 1병의 칼로리는 약 326㎉, '제로슈거 진로'도 이와 비슷한 320㎉다. 일반 소주 약 400㎉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무가당 소주가 칼로리를 가장 낮출 수 있는 방법이며, 이보다 더 낮은 칼로리를 구현하는 건 결국 알코올을 빼는 것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알코올을 빼는 건 쉽지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 자체는 칼로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과당은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 다른 대체재를 검토해 볼 수 있지만, 알코올은 소주 본연의 맛에 영향을 주기에 무알코올 소주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별빛청하와 같이 7%의 낮은 알코올 함량 제품들이 나오고 반향을 불러 일으킨 것도 그런 부분을 메워주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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