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전쟁' 2라운드 예고…"제품 판매 등 영향 없어"

기사내용 요약
재판부, "대웅 나보타 제조판매 금지…400억 배상해라"
대웅제약 "항소 및 집행정지…나보타사업 영향없을 것"
메디톡스 "완승…불법 취득 기업들에 추가 법적 조치"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서울중앙지법. 2021.07.1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6년간 이어진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영업비밀 도용 관련 국내 민사소송에서 원고인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준 판결이 나와 관련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하고, 대웅제약에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대웅제약의 주름개선용 의약품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개발됐다고 봤다. 나보타를 포함한 대웅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제조·판매를 금지하고 해당 균주를 넘기도록 했다. 메디톡스에 400억원도 지급하라고 했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 2017년 10월 전직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제품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훔쳐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며 대웅제약을 상대로 1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손해배상 청구금액을 501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재판부는 "피고(대웅제약)는 균주를 분리했다고 주장하지만 제출된 유전적 특성과 역학적 증거의 신빙성을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대웅제약이 (균주) 개발 공정 수립과정에 원고인 메디톡스 영업 비밀정보를 사용해 개발 기간을 3개월 단축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번 법원 판단이 지난해 북미에서만 1800억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나보타의 수출과 판매에 변수가 될지도 관심이다.

이날 선고후 대웅제약은 즉각 집행정지신청과 항소를 통해 '나보타' 사업에 영향이 없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집행정지 및 항소를 즉각 신청할 예정이며 나보타 사업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선 "유전자 분석만으로 유래 관계를 판단할 수 없다고 인정했으면서도 추론에 기반한 판결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를 보인 점이 유감이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작년 2월4일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끝에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증인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이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내린 무혐의 처분과 상반된 무리한 결론이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1심에서 완승을 거뒀다"며 "이번 판결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독소 제제에 조치한 21개월간의 미국 내 수입 및 판매 금지 명령이 그대로 국내 소송에 반영된 것이다"고 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과학적 증거로 내려진 명확한 판단이다"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민사와 같은 취지로 미국에서 진행된 행정소송에선 ITC가 2020년 12월 대웅제약의 제조공정 도용을 인정하며 21개월 간 나보타의 미국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단, 메디톡스 균주에 영업비밀이 있다고 인정하진 않았다. 이후 메디톡스·엘러간(메디톡스 미국 파트너사)이 대웅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합의하면서 미국에서의 이슈는 일단락됐다.

국내 형사 사건에선 작년 2월 검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대웅제약에 혐의 없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메디톡스는 2017년 1월 대웅제약을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했고, 혐의 없다는 결론 나온 후 메디톡스는 서울고등검찰청에 처분이 부당하다며 항고한 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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