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시간만에 구조된 소녀 첫마디는 “우유 주세요”…줄잇는 ‘기적의 생환’

윤다빈기자 2023. 2. 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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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를 주세요."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터키) 남동부 하타이주 안탈리아.

어두컴컴한 건물 잔해 아래 있던 10세 소녀 힐랄 살람은 매몰 약 90시간 만에 자신을 발견한 구조대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튀르키예 국영 TRT방송에 따르면 진앙지 가지안테프에서 동북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아디야만에서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서 82시간 만에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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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지진이 발생한지 90시간 만에 10세 소녀가 살아있는 채 발견됐다고 10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2023.02.10
AP 뉴시스
“우유를 주세요.”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터키) 남동부 하타이주 안탈리아. 어두컴컴한 건물 잔해 아래 있던 10세 소녀 힐랄 살람은 매몰 약 90시간 만에 자신을 발견한 구조대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살람이 들것에 실려 나오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현장에 있던 다른 구조대원은 “잔해 밑에서 소리가 들렸다. 7시간 동안 조심조심 콘크리트 조각과 흙을 걷어낸 결과 살람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미국 CNN방송에 말했다. 살람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서부를 덮친 강진 발생 나흘째인 이날,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 72시간이 지나며 생존자에 대한 희망은 차츰 옅어지고는 있지만 가슴 훈훈한 사연은 끊이지 않았다.

앞서 지진 발생 10시간 만인 6일 오후 시리아 북부의 무너진 5층 아파트 잔해 속에서 탯줄을 달고 구출된 갓난아기를 입양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9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 갓난아기가 입원 중인 시리아 아프린 어린이병원에는 아기 입양을 문의하는 전화가 수십 통 걸려 왔다. 소셜미디어에도 아기 입양 방법을 묻는 글이 수천 건 올랐다.

지난 6일(현지시간) 지진으로 인한 시리야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아야’. AP/뉴시스
어린이병원 측은 이 아기를 아랍어로 기적이라는 뜻의 ‘아야’라고 부르며 극진히 돌보고 있다. 병원 의사 칼리드 아티야는 “나도 4개월 전에 태어난 딸이 있어 아내가 아야에게 젖을 직접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야 입양은 쉽지 않을 것 같다. AP통신은 아야 종조부(아야 아버지의 삼촌)인 살라 알바드란이 아야가 퇴원하는 즉시 데려가 돌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몸 곳곳에 멍이 있고 숨쉬기도 힘들어 했던 아야는 현재 안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지진 피해 현장에서는 기적 같은 생존자 구출 소식이 이어졌다. 튀르키예 국영 TRT방송에 따르면 진앙지 가지안테프에서 동북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아디야만에서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서 82시간 만에 구조됐다. 튀르키에 남서쪽 시리아와 국경을 접한 도시 안타키아에서도 2세 남아가 79시간 만에 햇빛을 보게 됐다.

10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스에서 지진 발생 92시간 만에 구조된 한 여성이 들것에 실려 괜찮다는 듯 손을 들고 있다. 2023.02.10. 카흐라만마라스=AP/뉴시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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