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새 총재 '경제학자' 우에다 유력

김규식 특파원(kks1011@mk.co.kr),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3. 2. 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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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다음주 인사안 제출
거시경제·금융이론 전문가
임명땐 戰後 첫 학자 출신 총재
거론됐던 아마미야는 고사
달러당 엔화값 130엔대 급등
일본은행 새 총재로 유력한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 【블룸버그】

10여 년간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온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경제학자인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이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우에다 전 위원은 일본은행에 의한 제로금리 도입을 이론적으로 지원했고, 장기 완화 정책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평양전쟁 후 처음으로 경제학자 출신인 우에다 전 위원이 총재에 오를 경우 엔화가치 약세, 물가 상승, 채권시장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을 보이고 있는 금융완화 정책을 어떻게 검증하고 수정을 가할지 주목된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4월 8일 임기가 만료되는 구로다 총재의 후임으로 우에다 전 위원을 지명하는 방향으로 의향을 굳혔다. 일본 정부는 신임 총재와 부총재 2명에 대한 인사안을 이르면 14일께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 총재는 중·참의원의 동의를 거쳐 임명된다. 당초 일본 정부는 새 총재로 아마미야 마사요시 부총재를 타진했으나 본인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에다 전 위원이 총재가 되면 태평양전쟁 후 처음으로 경제학자가 총재에 오르게 된다. 우에다 전 위원은 일본을 대표하는 금융정책 전문가이며, 도쿄대 교수 등을 지냈다. 일본이 1990년대 후반부터 디플레이션에 빠진 상황에서 일본은행에 의한 제로금리 도입 등에 대해 이론적으로 지원했고, 그 후 20년 넘게 장기 완화 정책에 정통한 학자로 꼽혀왔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현 구로다 총재 체제하에서 금융정책 운영을 사실상 주도해온 만큼 자신은 총재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고사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우에다 지명자는 금융정책에 깊은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고, 보다 중립적 입장에서 정책 검증과 수정에 임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또 우에다 지명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해 해외 경험이 풍부한 만큼 해외 중앙은행과 해외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이 기대된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우에다 전 위원이 일본은행을 이끌게 되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어떻게 검증하고 어느 정도 수정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8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주요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에서도 구로다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미·일 금리 차가 확대돼 엔화가치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고,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서민들 생활에 영향을 미쳤다. 작년 1월 달러당 115엔 수준이던 엔화 가치는 같은 해 10월 32년 만에 최저치인 151엔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신선식품 제외·전년 동기 대비)은 작년 1월 0.6%였으나 4월부터 2%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9월에는 3%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구로다 총재가 퇴임한 후 금융완화에 대한 추가 수정이나 본격적인 개편 등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왔으며, 이에 따라 후임 총재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려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31.45엔에서 130.59엔으로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을 매파적인 선택으로 해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도쿄 김규식 특파원 / 서울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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