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물 하나가 도시를 바꾼다"는 오세훈의 디자인 혁신 주목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디자인이 창의적인 건축물에 인센티브를 주는 '도시 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특색 있고 상징적인 건축물을 지원해 천편일률적이고 밋밋한 서울의 얼굴을 바꾸겠다는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서울시는 혁신적 디자인의 건축물에는 용적률 1.2배, 건폐율 완화 등과 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 주거 분야에서도 한강 접근성·조망·디자인 특화 설계 등을 충족할 경우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용한다. 기존의 개성 없는 성냥갑 아파트를 탈피해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2007년 재임 당시 '성냥갑 아파트 퇴출'을 선언했는데 다시 한번 의지를 표명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서울에는 근래 들어 지어진 상징적·예술적인 건축물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2013년 우주선을 닮은 비정형 건축물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완공된 이후 명물 건축물 건립은 손에 꼽기가 힘들 정도다. 뉴욕, 런던, 파리 등 주요 도시들이 재개발을 통해 도심에 상상을 초월하는 건축물을 지으며 도시 개조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뉴욕의 버려진 철도기지에 조성된 '허드슨 야드'에는 '베슬' 등 창의적인 디자인의 쇼핑몰·호텔 등이 들어서면서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쇠락했던 도쿄 도심도 지난 20년간 초고층 빌딩이 줄줄이 세워지며 상전벽해가 되었다. 메가시티들이 고층화와 고밀도를 추구하며 진화하고 있는데, 서울만 층수·고도제한 등 낡은 규제 때문에 획일적인 스카이라인에 갇혀 있었던 셈이다.
오 시장은 "건물 하나가 도시의 운명을 바꾸는 시대"라고 했는데 백번 옳은 얘기다.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랜드마크는 필수다. '도시의 승리'를 쓴 에드워드 글레이저는 "세계는 평평하지만 도시는 높아져야 한다"고 했다. 서울은 지금이라도 '수직 도시'를 위한 공간 혁명에 나서야 한다. 미국·일본은 초고층 개발을 위해 토지나 건물 위 하늘을 개발할 수 있는 공중권 매매를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도 검토해볼 만하다. 오 시장의 디자인 혁신 선언이 눌려 있던 서울의 성장판을 다시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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