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저는…" '한국 상대할' 체코 투수가 보낸 메일의 정체 [체코 인터뷰①]

신원철 기자 2023. 2. 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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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루카스 에르콜리입니다. 체코 대표팀에서 마케팅과 홍보를 맡고 있습니다."

자신을 야구협회 마케팅-홍보 담당으로 소개했지만 사실 에르콜리는 야구장에서는 등번호 63번을 다는 대표팀 투수다.

하딤 감독은 에르콜리를 대표팀에 선발했고, 에르콜리는 체코의 꿈을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여전히 홍보 담당자와 야구선수로 체코를 대표하고 있는 '투웨이' 에르콜리는 다음 달 열릴 WBC에도 투수로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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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번이 체코 대표팀 투수 루카스 에르콜리 ⓒ 체코 야구협회 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반갑습니다. 루카스 에르콜리입니다. 체코 대표팀에서 마케팅과 홍보를 맡고 있습니다."

체코 대표팀과 서면 인터뷰를 문의하기 위해 보낸 이메일은 이렇게 시작하는 답장으로 돌아왔다. 자신을 야구협회 마케팅-홍보 담당으로 소개했지만 사실 에르콜리는 야구장에서는 등번호 63번을 다는 대표팀 투수다. 지난해 9월 열린 독일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 놓인 체코를 구한 영웅이기도 하다.

체코는 스페인과 첫 경기에서 7-21, 14점 차 7회 콜드게임 참패를 당하면서 예선 시작과 함께 탈락 위기에 놓였다. 다음 상대는 메이저리그 백전노장 브루스 보치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 미국 태생 마이너리그 경력자와 프랑스 본토 출신 미국 대학 유망주 레오 지미니안이 신구조화를 이룬 팀이었다.

전원 자국 출신에 자국 리그 선수로 이뤄진 체코는 이런 프랑스를 7-1로 완파하고 생존에 성공했다. 에르콜리는 이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전날 완패를 잊게 할 만한 호투였다.

▲ 루카스 에르콜리. ⓒ 체코 야구협회 홈페이지

에르콜리는 체코 엑스트라리가에서 보여준 성과를 인정받아 선발 기회를 얻었다. 체코 대표팀의 WBC 진출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작은 나라, 큰 꿈(Malá země velké sny)을 보면 에르콜리는 이미 준비된 반전 카드였다.

마이너리그 올스타 경력을 갖춘, 체코에서 몇 안되는 미국 프로야구 경험자인 포수 마르틴 세르벤카가 이를 증명한다. 그는 "에르콜리를 전적으로 믿었다. 엑스트라리가에서 오랫동안 잘 던졌던 투수니까"라며 "나는 에르콜리가 첫 경기 선발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전 코치님들은 에르콜리를 믿지 못했다. 하지만 (새 투수코치)존은 에르콜리의 구위와 투구를 보고 믿어줬다"고 밝혔다.

체코는 WBC 예선을 앞두고 파벨 하딤 감독을 선임하며 세대교체에 나섰다. 마이크 그리핀 감독 체제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에르콜리는 예선을 앞두고 하딤 감독에게 자신이 중요한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투수인지 궁금해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던진다는 건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지난여름에 감독님께 내가 팀에서 톱6 안에 드는 투수인지 여쭤봤다. 아니라면 홍보팀 일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마음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얘기했다. 하딤 감독은 에르콜리를 대표팀에 선발했고, 에르콜리는 체코의 꿈을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에르콜리의 꿈은 본선 진출에서 멈추지 않는다. 여전히 홍보 담당자와 야구선수로 체코를 대표하고 있는 '투웨이' 에르콜리는 다음 달 열릴 WBC에도 투수로 참가한다.

한편 독일 예선에 자국 출신 선수들만 내보냈던 체코는 본선을 위해 전력을 보강했다. 전 메이저리거 에릭 소가드, 애리조나 유망주 투수 보리스 베체르카, 대학 야구 유망주 내야수 윌리 에스카라가 최종 명단에 합류했다.

● 체코 인터뷰 4부작

①"반갑습니다, 저는…" '한국 상대할' 체코 투수가 보낸 메일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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