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계정공유 차단 수순...국내 OTT 반사익 챙길까
(지디넷코리아=윤상은 기자)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국가를 늘리면서 이용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 사이에선 넷플릭스가 한국에서도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하면 구독을 중단하겠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이에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넷플릭스 이탈 이용자를 흡수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 전세계 확산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캐나다,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했다. 지난달 말 주주서한에서 1분기 말 계정 공유 금지를 더 많은 국가에서 적용하겠다고 밝힌 뒤 실행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아르헨티나,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에서 계정 공유 금지를 시범 적용했다.
넷플릭스는 서비스 초기부터 원칙적으로 한 집에 거주하는 사람끼리만 계정을 공유하도록 해왔다. 그러나 이용자 증가를 위해 비동거인끼리 계정을 공유하는 이용 방식을 사실상 허용했다. 최근 이용자 수가 줄어들자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캐나다,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에서는 한 집에 살지 않는 사람일 경우 최대 2명까지 계정을 공유하도록 제한했다. 또, 각각 7.99 캐나다달러(약 7천500원), 5.09 뉴질랜드달러(약 4천원), 3.99유로(약 5천400원), 5.99유로(약 8천원) 추가 요금을 내야 계정을 공유할 수 있다.
"한국서 계정 공유 금지하면 구독 해지"...국내 OTT 반사이익은?
이 추세가 지속되면, 넷플릭스가 곧 한국에서도 계정 공유를 금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독료 부담 증가에 따른 일부 구독자 이탈도 예상된다.
2018년부터 친구 3명과 계정을 공유해온 A 씨는 "갑자기 혼자 구독료를 내면 해지도 고려할 예정"이라며 "티빙, 디즈니플러스도 구독 중이라 대안책이 있고, 너무 보고싶은 콘텐츠가 넷플릭스에만 있다면 한달만 구독한 뒤 해지하면 된다"고 말했다. A 씨는 친구 3명과 4천250원씩 시청 화질이 가장 좋은 프리미엄 요금제 구독료를 분담해왔다. 계정 공유가 금지되면 혼자 1만7천원을 내야 한다.
이 같은 이용자 이탈 의향은 지난 11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제3자에게 자신의 계정을 공유한 이용자 중 42.5%는 3천원 정도로 계정 공유 과금이 이뤄지면 넷플릭스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넷플릭스 이용은 계속하되, 계정 공유는 중단하겠다는 응답은 33.3%였다.
지디넷코리아가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와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10명 중 7명은 계정 공유 금지 시 이용 해지 의사가 있었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에 따라 일부 이용자가 이탈하면, 국내 OTT가 이를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 흥행에 따라 이용자 수가 증감하는 OTT 시장 특성상 국내 OTT가 '킬러 콘텐츠'로 불릴만한 오리지널 작품을 내놓으면 넷플릭스 구독 이탈자를 끌어들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는 넷플릭스 보다 비교적 저렴한 요금제와 계정 공유를 제공하고 있다. 고가 요금제 기준으로 티빙은 1만6천원, 웨이브는 1만3천900원에 최대 4명 까지 계정 공유를 지원한다. 쿠팡플레이는 월 4천900원에 쿠팡 와우멤버십에 가입하면 OTT 구독권을 제공한다.
넷플릭스, 구독 가격 높여도 이용자 수 증가
반면, 넷플릭스가 시장 1위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계정 공유 금지로 인한 구독료 부담 증가에도 이용자 이탈이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주주서한에서 "중남미에서 계정 공유를 금지할 때 일부 구독자 이탈을 예상했지만, 장기적으로 이용자 수는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넷플릭스가 이용 요금을 인상해 소비자 불만이 나왔지만, 이용자 수는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분기에 전세계 이용자 수가 20만명, 97만명 연속 감소했다. 이에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요금을 인상했다. 한국에선 프리미엄 요금제가 1만4천500원에서 1만7천원으로 변경됐다.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는 전세계 이용자 수가 241만명 증가했다. 한국에서는 최근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 흥행으로 넷플릭스 앱 사용자 수가 늘었다. 지난달 넷플릭스 앱 사용자 수는 1천279만명으로 지난 1년간 역대 최대치다.
윤상은 기자(sangeu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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