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얼죽아(Eoljukah)' 등장…해외가 주목한 한국인의 '아아' 사랑

이유진 기자 2023. 2. 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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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韓스타벅스 이용객 10명 중 7명이 '아이스파'
영하 맹추위 불구 BTS도 '아아'…다양한 원인 분석 제기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에서 직장인들이 한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얼음을 띄운 아메리카노를 포장해 마시고 있다. 2023.1.26.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해외 주요 외신이 한국의 '얼죽아(Eoljukah)', 즉 얼어 죽더라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문화를 언급하며 한국인의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사랑을 집중 조명했다.

10일(현지시간) 해외 주요 외신 AFP통신은 한국인들이 맹추위의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긴다며, 한국인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는 문화에 대해 상세히 다뤘다.

한국에선 한겨울에도 어느 따뜻한 음료보다도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더 많이 팔릴 정도로 '국민 음료'로 자리매김했다고 매체는 전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통계를 인용해 평했다.

매체는 방탄소년단(BTS) 슈가 역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고 주목, 실제 '아아'를 즐겨 마시는 여러 한국인들의 인터뷰까지 상세히 실어 이 같은 문화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지난 1월 영하 17도 한파가 들이닥쳤는데도 불구하고, 털 재킷을 입은 직장인 이주은씨는 온몸을 떨면서도 도로 위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움켜쥐며 몸을 떨고 있었다.

그는 AFP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더욱 마시기 편하고 맛있어서 겨울에도 오직 이것만 마신다"고 차가운 플라스틱컵을 끝자락만을 조심스럽게 잡으며 말했다. 그는 "춥지만 참을 수 있다"고 말했다.

회계사 이대희씨는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유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정해진 점심시간 내에 식사 후 빠르게 사무실로 복귀하기 위해 시간을 아낄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사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절기상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冬至)'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이 커피를 들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2.12.2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얼죽아' 표현까지 등장…한국인 10명 중 7명이 아이스 음료 선호 2019년 현대리서치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은 평균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의 무려 두 배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매체는 이처럼 한국인들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는 문화는 '얼죽아'라는 특유의 단어까지 만들어 냈다고 주목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 같은 '얼죽아'파인 한국인을 겨냥해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영하의 혹한 추위 당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무료로 사이즈를 업그레이드해주는 '스벅아(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찾습니다)'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해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스타벅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 이용객 10명 중 7명 이상이 아이스 음료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전체 아메리카노 판매량 중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판매 비중이 54%를 차지, 한파에도 절반 이상이 아이스 음료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돼 한국인의 '아아' 사랑이 또 한번 증명됐다.

스타벅스코리아 직원 박한조씨는 "날씨에 상관없이 음식과 음료,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새로운 트랜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직장 덥고 답답", "냉면 문화 영향" 다양한 원인 분석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개인 카페에서도 이 같은 '아아' 선호 현상은 똑같이 나타나는 경향이다. 서울시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범수씨는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차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차가운 음료를 선호하는 것 같다"며 외국인 관광객들, 특히 중국인들은 여름에도 따뜻한 차를 주문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교했다.

김씨는 서울의 직장인들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직장이 너무 답답하고 덥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얼죽아'라고 소개한 정재원씨(30)도 이에 동의하며 "사무실 안이 따뜻해서 (아아를) 마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한국인의 '아아' 선호 문화는 한국 고유의 냉면 문화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와인바를 운영하는 장준우씨는 냉면 문화는 다른 국가에선 거의 볼 수 없는 것이라며, 오래 전부터 냉면을 먹어 온 한국인들인 만큼 냉면 문화가 오늘날 한국인의 지독한 '아아' 사랑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했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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