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주춤 카카오, 오픈채팅·인공지능 힘 준다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카카오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도 지난해 사상 첫 연 매출 7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증대로 역성장했다. 회사는 기존 사업을 견고히 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를 새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방향이다.
카카오는 작년 매출, 영업이익 각각 7조1천71억원, 5천805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했다.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햇수로 5년 만에 하향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플랫폼, 콘텐츠 부문 매출은 순서대로 3조7천770억원, 3조3천3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재작년과 비교했을 때 16%, 15%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포털비즈 매출은 4천241억원으로, 14% 감소했다. 게임(1조1천100억원)과 음악(8천940억원), 스토리(9천210억원) 부문 모두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으며, 미디어(4천120억원)에선 24% 증가세를 보였다.
4분기 기준 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9천668억원, 톡비즈의 경우 9% 증가한 5천201억원으로 책정됐다. 비즈보드, 카카오톡 채널 등 톡비즈 광고형 매출은 광고 시장 둔화 등 영향에도 메시지 광고 성장으로 재작년 4분기보다 3% 증가했다.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 톡비즈 거래형 매출은 선물하기 배송상품 성장세로 17% 늘었다.
포털비즈 매출은 2021년 10~12월 대비 25% 감소한 979억원, 콘텐츠 매출은 3% 증가한 8천76억원이다. 스토리 매출은 지식재산권(IP) 유통 매출 증가 등에 따라 5% 성장한 2천216억원을 기록했다. 음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천305억원, 미디어 매출은 39% 증가한 1천248억원이다.
역성장 요인은 비용 증가 때문. 작년 카카오 영업비용은 총 6조5천267억원으로, 재작년보다 18% 치솟았다. 인건비는 19% 늘어난 1조6천871억원, 마케팅비는 12% 증가한 4천853억원이다. 특히, 외주 인프라비용이 재작년 7천억원대에서 9천248억원으로 25% 늘어났다. 또 서비스 장애 피해 보상으로, 기타비용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1천921억원으로 잡혔다.
광고 시장 둔화도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열린 2022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까지 광고주 수요 감소로 광고 매출 성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1분기부터 비즈보드 등 주요 상품 고도화와 톡채널 강화, 그리고 광고지면 확대 등을 통해 하반기 회복세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과 오픈채팅 개편으로 올해 수익성 개선을 모색한다. 특히, 비(非)지인 소통 창구인 오픈채팅 업데이트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향이다. 홍은택 대표는 “오픈채팅을 채팅 탭에서 분리해 별도로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별도로 탭을 구성할지, 기존 탭을 대체할지 여부는 이달 내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근래 최대 화두인 AI 챗봇 ‘챗GPT’ 관련, 홍 대표는 “기회이자 위기가 될 것”이라면서 “초거대 AI 모델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차별화한 게 아니라, 풍부한 자본을 가진 빅테크에 유리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브레인이 자체 개발한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언어 모델 ‘코지피티(KoGPT)’를 활용하겠다고 부연했다.
홍 대표는 “글로벌 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기보다, 코지피티를 통해 잘할 수 있는 버티컬 AI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며 “연내 AI 기반 버티컬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여, 비용 경쟁력을 갖춘 우리 AI 역량을 높여갈 것”이라고 했다.
의료기관과 협력해 헬스케어 플랫폼도 공개할 방침이다. 홍 대표는 “개인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셀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확보한 데 대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플랫폼, 정보기술(IT), 지식재산권(IP) 역량을 결합해 여러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 대표는 “글로벌 음원 유통 사업에서 협력하고, 미국과 일본 등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K팝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동시에, SM엔터 IP 활용도 역시 높여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설립 예정인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에서 SM엔터 아티스트 콘서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AI와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을 토대로 미래 사업을 공동 구축해 포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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