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마다 다른 손가락 지문 패턴 형성 원리 찾았다

윤영혜 기자 2023. 2. 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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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패턴으로 이뤄져 개인을 식별하는 데 쓰이는 지문은 사람마다 다르다.

출생 전에 손가락 피부에 만들어지는 지문은 포유류 중에서도 인간과 코알라, 침팬지 등에서만 발견된다.

데니스 헤든 영국 에든버러대 유전학과 교수 연구팀은 손가락 지문은 3개의 유전자가 상호작용해 패턴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셀'에 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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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에든버러대
지문.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복잡한 패턴으로 이뤄져 개인을 식별하는 데 쓰이는 지문은 사람마다 다르다. 출생 전에 손가락 피부에 만들어지는 지문은 포유류 중에서도 인간과 코알라, 침팬지 등에서만 발견된다. 고유한 패턴을 만드는 생화학적 메커니즘은 그동안 수수께끼였다. 

데니스 헤든 영국 에든버러대 유전학과 교수 연구팀은 손가락 지문은 3개의 유전자가 상호작용해 패턴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셀'에 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지문은 태아 발달 초기에 형성된다. 임신 13주 무렵부터 손가락 끝에 1차 능선으로 불리는 움푹 패인 자국이 먼저 만들어진다. 이들은 3개의 주요 패턴으로 성장한다. 겉모양이 빙빙 비틀린 형태의 곡선인 나선형, 더 길고 구부러진 패턴인 루프형, 삼각형 능선 모양의 아치형 등이다. 

연구팀은 지문 형성 시 발현되는 유전자를 확인하기 위해 영국에서 임신 중절 수술을 받은 사람들로부터 인간 배아를 얻은 뒤 세포핵 안에 있는 리보핵산(RNA)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RNA는 유전정보에 따라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 관여하는 역할을 한다. 

분석 결과 손가락 끝 피부의 성장에 관여하는 'WNT', 'BMP', 'EDAR'라는 3개의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 유전자들은 각기 다른 경로로 세포에 명령을 전달했다. WNT와 BMP은 각각 지문의 '돌기'와 움푹 파인 '홈'을 만드는 데 관여하고 EDAR은 능선의 크기와 간격을 결정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연구팀이 손가락에 능선 무늬를 가진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WNT과 BMP 중 한쪽 신호 경로를 인위적으로 억제했을 때 두 유전자의 신호가 반대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WNT는 세포 성장을 자극해 피부 외층에 융기된 돌기를 만드는 반면 BMP는 세포 성장을 억제해 파인 홈을 형성했다. EDAR 발현을 억제하는 돌연변이를 가진 쥐에서는 능선이 줄무늬가 아닌 물방울 무늬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WNT와 BMP 사이의 상반되는 관계는 '튜링 패턴'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튜링 머신'으로 유명한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은 ‘형태소’라는 세포 속 생물학적 요소가 수학적 규칙에 따라 반응과 확산을 반복하는 상호작용을 하면서 다양한 패턴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중복되는 화학 활동이 복잡한 패턴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튜링 패턴은 자연에 널리 퍼져 있으며 동물의 털과 열대어 피부에서 볼 수 있는 줄무늬와 반점을 발생시키며 손가락 지문도 이러한 튜링 패턴의 특징 중 하나라는 것이다. 

또 연구팀은 WNT, BMP, EDAR 등 유전자가 신체 다른 곳에서 세포의 모낭 발달을 돕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다만 손바닥의 모낭 형성은 일찍 중단되기 때문에 손가락 끝은 털이 없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피부의 각기 다른 구조가 전문적인 역할로 분화되기 전 초기 발달 경로는 동일하게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모발, 땀샘, 지문을 포함해 피부에서 형성되는 모든 구조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메커니즘에 의해 생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영혜 기자 y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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