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찰풍선 전체 겨누는 미국…“미 침투 풍선 관련 기관 조치 검토”
중국 정찰풍선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정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 세계 40여개국의 영공을 비행해 왔다고 미국 정부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또한 최근 미 영공을 침범한 정찰풍선의 제조와 침투에 연관된 중국 기업과 기관들에 대한 제재 등의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했다. 미국이 중국의 정찰 활동 전반을 겨누면서 미·중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 본토 영공에 진입한 정찰풍선에 정보 수집과 위치 파악이 가능한 다중 안테나와 센서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전지판 등이 장착되어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군 U-2 정찰기의 고해상 이미지에 따르면 침투한 풍선은 신호 정보 수집작업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풍선의 장비는 분명히 정보 정찰용이었고, 기상기구에 탑재되는 장비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 4일 F-22 전투기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이래 풍선에 장착된 장비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 것은 처음이다. 정찰풍선이 아니라 기상관측 용도의 민간 비행선이라는 중국 정부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 정찰풍선이 공중에 떠 있을 때 정찰기로 이미지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또한 중국의 고고도 정찰풍선이 40개국 이상의 영공 위를 비행한 바 있다고도 밝혔다. 특히 정찰풍선과 중국군의 관련성을 강조하면서 풍선 제조업체를 비롯해 풍선이 미 영공을 침투하도록 도운 중국 기업에 대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외 지역에서도 ‘광범위하게’ 활동해왔다는 점을 부각시켜 다른 국가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중국에 대한 공동대응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과 동맹, 파트너들의 국가안보에 위협을 제기하는 중국의 광범위한 감시 활동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 의회를 대상으로 열린 기밀브리핑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풍선에 서방에서 제조한 영어로 된 부품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부품의 내용과 발견 시점 및 장소 등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서방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미 정부가 해당 부품에 대한 수출통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풍선 잔해 분석을 시작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중국이) 정찰풍선을 보낸 의도, 풍선의 작동방법 등을 판단하기에는 매우 이르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FBI 고위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풍선 천과 전선, 소량의 전자부품을 확보했지만, 감시장비 등이 장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 하부 구조물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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