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작가·PD "'20대를 잡자'가 핵심...'정치풍자의 선' 항상 고민해요" [인터뷰 종합]

연휘선 2023. 2. 1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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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규한 기자] SNL 코리아 시즌3 안용진 작가-김민 PD 인터뷰. 2023.02.09 / dreamer@osen.co.kr

[OSEN=연휘선 기자] 19금 '섹드립'부터 정치풍자, 현실 고증 패러디까지 무릎을 치게 만든다. 기분 좋은 웃음의 아슬아슬한 선을 타는 줄타기의 장인들, 'SNL코리아 시즌3'의 안용진 작가와 김민 PD다. 

쿠팡플레이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 시즌3(약칭 SNL)'는 미국 NBC의 코미디쇼 'Saturday Night Live'의 한국버전으로, 과거 케이블TV tvN에서 방송된 'SNL코리아'가 OTT 쿠팡플레이로 옮겨온 세 번째 시즌이다. 브레이크 없는 과감한 풍자, 스트레스 날리는 스펙터클한 웃음으로 대체불가 코미디로 사랑받으며 지난달 28일 배우 장근석 편으로 시즌3를 마무리 했다. 이에 안용진 작가와 김민 PD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스튜디오유니코 사무실에서 만났다.

'MZ오피스', '주기자가 간다'와 같은 간판 고정 코너들을 비롯해 이병헌, 하지원, 신혜선, 송승헌, 채수빈, 박해수, 김슬기, 고수, 장그석 등 다채로운 호스트들과 함께 하는 매주 새로운 모습들까지. 'SNL코리아3'가 모든 웃음의 선에서 강조하는 것은 "20대를 잡아라"였다. 

안용진 작가는 "콘텐츠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게 20대라고 봤다. 문화를 향유할 때 파급력도 크고, 광고 시장에서도 가장 트렌디한 타켓층으로 평가받는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도 20대 파워가 제일 강하다고 봤다. 모두가 '요새 젊은 애들이 뭐 좋아해?'를 생각하면서 움직이지 않나. 그런 면에서 'SNL코리아' 시리즈도 20대가 보고 웃을 수 있다면 괜찮을 거라고 봤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민 PD 또한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20대가 유행을 만드는 건 고대부터 이어져온 거다. 어떻게 보면 중장년층의 시청자 위주로 전개되는 요즘 TV 시장이 미디어 역사에 있어서 노멀하지 않은 경우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용진 작가는 "'MZ오피스'도 그래서 2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자는 목적성을 갖고 탄생했다. 다행히 의도대로 재미있게 봐주신 분들이 많았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기뻤다"라고 덧붙였다. 

소위 '맑은 눈의 광인'으로 불리는 배우 김아영이 연기하는 '맑눈광' 캐릭터도 이 같은 배경에서 탄생했다고. 다만 안용진 작가는 "제작진이 자료 조사로 구축한 캐릭터를 아영 씨가 잘 살린 거다. 무조건 들어가야 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해줬다"라며 공을 돌렸다. 그는 "'너덜트'에서부터 아영이를 눈여겨 봤는데 이번 시즌 들어가면서 오디션을 보고 싶었다. 현영이랑 또 다른 매력을 더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기대한 대로 만나보니 너무나 뛰어난 연기자였고, 순발력도 좋지만 몰입력이 뛰어나 연기자로 대성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김민 PD는 "저희 크루원들이 현장에서 과장되게 연기할 거라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프로그램 특성상 연극적인 부분이 있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 것 가다. 그런데 실제 저희 프로그램의 매력은 디테일을 살리는 데에 있다. 눈빛이나 표정일 살짝만 변해도 카메라로 담을 수 있기 때문에 '디테일 하나'를 어떻게 살려낼 정도로 섬세한 연기를 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최강이 우리 크루들의 정신적 지주인 신동엽 선배님인 거고 상훈이 형, 김민교, 안영미, 이수지, 정이랑, 주현영 다들 뛰어난 연기자다. 과장이 아닌 디테일이 'SNL'의 개그이고 다들 눈빛 한번, 표정 하나, 감탄사 한 마디를 다르게 하려고 10분, 30분씩 고민한다"라고 강조했다. 

[OSEN=최규한 기자] SNL 코리아 시즌3 안용진 작가-김민 PD 인터뷰. 2023.02.09 / dreamer@osen.co.kr

이렇듯 애착 강한 크루원들의 디테일을 보다 유쾌한 웃음으로 보여주기 위해 제작진은 '공감'과 '매력'에 집중했다. 안용진 작가는 "다들 '어디서 한번쯤 본 것 같아'라는 캐릭터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SNL'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다들 허무맹랑하게 과장된 사람들은 아니다. 특히 'MZ오피스'는 더더욱 주변에서 봤을 법한 캐릭터를 보여주려고 했고 그들의 디테일을 크루들이 살려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 PD는 더불어 "'맑눈광' 아영이를 보더라도 자기 일을 굉장히 잘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다. 'MZ오피스' 안에서 현영이와의 사이가 조금 건조할 뿐이지 자기 귀에 이어폰을 꽂더라도 항상 자기 일을 하고 있다. 상사가 화난 것 같으면 자기 나름대로 이어폰을 머리카락으로 가리는 것 같은 눈치는 본다. 사회가 그만큼 변한 것을 보여주는 인물이지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는 친구다. 그런 식으로 조금이라도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들려고 신경썼다"라고 밝혔다. 

이어 안용진 작가는 "제작진 나름대로 한 회 방송을 위해 정말 고혈을 쏟았다. 그런데 연기자들이 더 신경 써서 맛깔나게 캐릭터를 살려줬다. 오디션부터 함께 하긴 했지만 다들 쉽게 못 만날 재목들이다"라고, 김민 PD는 "PD로서, 제작진으로서 이런 크루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축복"이라고 거들었다. 

[OSEN=최규한 기자] SNL 코리아 시즌3 안용진 작가-김민 PD 인터뷰. 2023.02.09 / dreamer@osen.co.kr

더불어 'SNL' 제작진의 깊은 고민은 '웃음의 선'이다. 특히 '주기자가 간다'와 같이 실제 현역 정치인들을 만나거나 다채로운 패러디 코너로 정치풍자를 선보이는 'SNL'에서는 빠질 수 없는 고민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민 PD는 "수위 조절은 항상 어렵다. 쉽지 않다. 그래서 그때그때 모드를 잘리해서 항상 중립성을 지키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용진 작가는 "누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소위 '어그로'를 끌 생각은 없다. 어떤 정치인, 호스트가 나와도 나름의 '러블리'를 살리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안용진 작가는 "정치풍자를 하다 보면 우리 제작진이 어떤 의도를 갖고 꾸짖으려고 하고 매를 들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판단은 보시는 분들, 대중의 몫이다. 제작진은 코미디로 웃음을 드리는 데에만 집중하려고 핬다. 그 선을 잘 지키는 게 쉽지 않고 어렵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만 풍자 코미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고 실수를 지키고 저희의 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민 PD는 "선을 지키는 건 과거 '여의도 텔레토비'부터 하던 고민"이라고 웃으며 "대중의 인식이 달라지는 것도 있기 때문에 다양하게 신경 써서 구성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OSEN=최규한 기자] SNL 코리아 시즌3 안용진 작가-김민 PD 인터뷰. 2023.02.09 / dreamer@osen.co.kr

실제 한층 높아진 대중의 시선도 'SNL' 제작진이 신경 쓰는 부분이었다. 안용진 작가는 "저희가 예전에 만든 'SNL'을 보고 사회가 달라진 것도 있지만 저희가 봐도 '지금에 비하면 허술하네'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물론 생방송 라이브쇼라 환경이 달랐던 것도 있지만 그대로 똑같이 지금 한다면 반응이 없을 것 같은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더더욱 디테일에 파고들 수밖에 없다. 갈수록 어렵고 담금질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개그콘서트'와 경쟁했는데 지금은 수십만개의 유튜브 채널들과 디테일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안용진 작가는 "안상휘 본부장님이 저희에게 '예능은 새롭지 않으면 망한다'고 해주신 적이 있는데 저희도 항상 자극을 받는다. 매 시즌이 바뀔 때마다 이번 시즌 화두, 목표는 무엇인지 포인트를 잡고 있다"고도 했다. 

김민 PD는 이어 "10년 전 'SNL'과 지금의 'SNL'이 다른 점은 과거엔 미국 것을 많이 참고했다. 아무래도 라이센스가 있었고, 그걸 똑같이 바꿔서 해도 충분히 신선해 보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 'SNL'을 참고는 해도 그대로 바꾸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이제는 경쟁력이 없다. 더 우리 입맛에 맞게 공감할 수 있도록 새로 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안용진 작가는 "예전에는 'K콘텐츠'라는 개념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지 않았다. 어떤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국식으로 해보자고 하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반대다. 저희의 경험이 쌓여서 우리만의 코미디를 외국에서도 보고, 유튜브에서도 짤이 돌고 'SNL'에서도 신기하게 아랍어 댓글이 달린다. 미국에서도 오히려 우리 걸 모니터한다고 하더라. 그런 면에서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자부했다. 

이 같은 각오로 'SNL코리아' 제작진은 잛은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금 하반기에 시즌4를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배우 황정민 씨를 꼭 모시고 싶다"라고 강조한 안용진 작가와 김민 PD는 6개월, 1년여의 스킨십도 불사하는 섭외 노력을 기울여 또 다른 호스트와 유쾌한 웃음을 위한 각오를 다잡았다. / monamie@osen.co.kr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OSEN 최규한 기자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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