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해커 대상 첫 독자 제재... 핵·미사일 개발 사이버 돈줄 틀어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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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 해커와 배후조직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한이 대북제재로 무기 개발 자금줄이 묶이면서 암호화폐 해킹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이 기승을 부린 데 따른 것이다.
외교부는 10일 해킹, 해외 정보기술(IT) 일감 수주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해 핵·미사일 자금을 조달해온 북한 개인 4명과 기관 7곳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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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픽처스' 해킹한 박진혁 등 포함
"일부 인물·기관은 세계 최초 제재"
"북한은 사이버 공격을 통해 미사일 프로그램 등에 필요한 자금의 약 30%를 충당한다."
지난해 11월 17일 앤 뉴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
정부가 북한 해커와 배후조직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한을 타깃으로 독자적인 사이버 제재에 나선 건 처음이다. 북한이 대북제재로 무기 개발 자금줄이 묶이면서 암호화폐 해킹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이 기승을 부린 데 따른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2017년 이후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따른 전 세계 피해액은 1조5,000억 원, 이 중 국내 피해액은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외교부는 10일 해킹, 해외 정보기술(IT) 일감 수주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해 핵·미사일 자금을 조달해온 북한 개인 4명과 기관 7곳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제재 명단에 오른 박진혁은 조선엑스포합영회사 소속 해커로 2014년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에 가담했다. 당시 소니픽처스사가 김정은 암살 시도를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배급하자 박씨 등 북한 해커들이 사이버 공격에 나섰다.
조명래는 정찰총국 산하 컴퓨터기술연구소장으로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딴 'JML바이러스'를 개발해 전산망 공격에 활용했다. 이 밖에 스마트폰용 보이스피시싱 앱을 제작·판매한 송림(북한 로케트공업부 산하 합장강무역회사 소속), 구인 플랫폼을 통해 다수 회사에 IT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해온 오충성(국방성 소속)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기관 중에는 라자루스그룹이 눈에 띈다. 북한의 대표적 해킹 조직으로 올해 상반기 '엑시 인피니티' 게임 회사 해킹을 통해 약 8,700억 원을 가로챈 배후로 지목받아 왔다. 이밖에 △조선엑스포합영회사 △블로노로프 △안다리엘 등 북한 해킹 조직과 △기술정찰국 △110호연구소 △지휘자동화대학(미림대학) 등 북한 정부·대학에 속한 해킹 배후 기관이 우리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조명래·송림·오충성과 기술정찰국·110호연구소·지휘자동화대학 등 기관은 미국, 일본 등도 제재한 적이 없어 우리가 세계 최초로 제재 목록에 올린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되면 외환·금융거래를 할 경우 한국은행 총재 또는 금융위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또 라자루스 그룹 등 제재 대상의 가상자산 지갑주소도 제재 목록에 등재하기로 했다. 이 정보 등을 기반으로 민간 보안기업 등이 분석해 민관협력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정원도 이날 미국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과 북한 사이버공격 위협 실태를 다룬 보안 권고문을 발표했다. 북한이 세계 주요 기관에 랜섬웨어를 유포해 가상자산을 탈취하려 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미 정보당국이 함께 공지한 첫 보안 권고문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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