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확인하자 주저앉아 오열…'시신 안치소'로 변한 야외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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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튀르키예(터키) 남부 하타이주 야외 주차장이 거대한 시신 안치소로 변했다.
진앙지에 근접한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한 병원 야외 주차장에는 시신 수백구가 줄지어 놓여있었다.
시신 안치소로 급조된 주차장의 차가운 바닥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의 얼굴을 확인한 시민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결국 메흐메트와 유수프는 한 시간 넘게 주차장을 헤매던 끝에 이브라힘과 그 가족의 시신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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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곳곳에 시신 방치…무너진 집 앞에서 텐트 생활
(서울·안타키아=뉴스1) 박재하 김민수 기자 =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튀르키예(터키) 남부 하타이주 야외 주차장이 거대한 시신 안치소로 변했다. 길거리 곳곳에는 시신이 방치되는 등 참혹한 광경이 이어지고 있다.
튀르키예(터키)·시리아를 강타한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사망자 수가 2만1000명을 넘어선 가운 뉴욕타임스(NYT)가 인명피해의 참담한 현장을 9일(현지시간) 집중 조명했다.
진앙지에 근접한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한 병원 야외 주차장에는 시신 수백구가 줄지어 놓여있었다. 생존자들은 떨리는 손으로 시신 보관 주머니(바디백)를 일일이 열어보며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시신 안치소로 급조된 주차장의 차가운 바닥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의 얼굴을 확인한 시민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자신의 형제를 찾으러 왔다는 메흐메트와 유수프 오즈데미르는 NYT에 "유가족들은 바디백을 열고 끔찍한 광경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이들의 형제 이브라힘 오즈데미르는 배우자 에미네와 두 딸과 함께 아파트 잔해에 깔려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결국 메흐메트와 유수프는 한 시간 넘게 주차장을 헤매던 끝에 이브라힘과 그 가족의 시신을 발견했다. 형제는 그들을 차량에 싣고 장례식을 위해 인근 묘지로 향했다.
길거리 곳곳에는 더 이상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집 앞에서 텐트를 치고 길거리 생활을 전전하는 가족들이 여럿 보였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은 10년 넘게 계속된 내전을 피해 넘어온 시리아 난민들로 전해졌다.
묘지로 향하는 길에도 참혹한 현장이 이어졌다. 한때 고층 아파트 건물들이 즐비햇던 자리에는 부서진 콘크리트와 끝이 안 보이는 잔해 더미가 자리했다.
이맘(이슬람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사람)이 이브라힘 가족을 위한 짧은 기도를 마치자 조문객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무덤을 판 뒤 시신을 묻었다.
이브라힘의 친지들은 숨을 죽이며 눈물을 흘렸고 이브라힘의 이모 파트마는 오열하며 장례식을 지켜봤다.
이날 안타키아 도심도 혼돈 그 자체였다. 도로 곳곳마다 구급차가 급히 이동할 수 있도록 군인들이 소리를 지르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붕괴된 한 건물 앞에서는 남성들이 시신 두 구를 옮기고 있었다. 밤낮없이 구조에 나선 주민들과 구호 인력들은 모두 한결같이 지친 기색이었다.
시신 앞에서 흐느끼는 시민도 있었으며, 가족이 구출되길 바라며 코란으로 보이는 경전을 읽고 있는 노년 여성도 있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만인 10일(현지시간) 기준 사망자 수는 2만10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에서 1만7674명, 시리아에서 3377명으로 합계 2만1051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자연 재해가 발생한 이후 72시간까지를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보는데, 더딘 구조작업 속 현재까지 경과된 시간은 90시간을 초과한다. 자연재해 발생 이후 24시까지는 생존율이 74%에 달한다고 보고 있지만, 72시간이 경과한 뒤에는 22%로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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