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한테 집받은 친구 부럽네”...신분차이에 우는 2030 [매부리레터]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3. 2. 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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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여비율 역대 최대
부모 도움없이 내집 마련 가능할까
신혼부부 내집 마련 조언은
“꼭 한번 기회는 옵니다”
경기도 수원시 아파트 단지 모습.
“출발선부터 다르니 이런게 계급차이인가 싶어요.”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중인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신혼집을 알아보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판교 소재 대기업에 재직중인 김씨는 출퇴근 가능한 분당, 위례, 서울, 과천에서 신혼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집값이 떨어졌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막상 보니 모아놓은 돈으로는 절대로 살수 없는 수준입니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는 직장동료는 부모님께 증여받은 아파트에서 신혼을 시작한다는 소문에 ‘박탈감’이 밀려옵니다.

김씨는 “대학때 열심히 공부했고 대기업에 취직했는데 현실은 20년 모아도 내집마련 힘든 상황”이라면서 “부모님께 집을 받은 친구는 월급 받은돈으로 여행다니면서 여유있게 살텐데, 나는 계속 이렇게 빠듯하게 살아야한다고 생각하니 비참하다. 나야말로 ‘이생망’”이라고 한탄했습니다.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이죠. ‘이생망’은 특히 2030이 높아진 집값을 보고 “내 집 마련은 글렀다”고 한탄할때 많이 쓰는 말입니다. 부모님이나 조부모로부터 집을 증여받은 사람들은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부모님께 집을 받겠어?” 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증여의 증가입니다. 보유세나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자녀의 재테크 차원에서 집을 소유한 사람들이 자녀에게 아파트를 넘겨준 것입니다.

지난해 전국 주택거래에서 증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 수준이었습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 건수는 93만3347건으로 이 중 증여 건수는 9만4856건으로 전체의 10.2%에 달했습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거래가 꽁꽁 얼었던 하락장에서도 증여 거래는 활발했던 셈입니다.

부모님 도움 없이 내집마련을 준비해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현재 집값은 월급으로 내집마련을 하는데는 서울은 14년, 수도권은 10년이 더 걸립니다.(2021년 주거실태조사, 가구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

“인생에 큰 파도는 한번만 올라타도 충분”
이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을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고 맙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절대 늦지 않았다”며 “첫 집 매수가 재테크의 시작”이라고 강조합니다.

“부동산이 중요한 것은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다시 오르는 사이클이 반복된다. 부동산 사이클이 10년 혹은 15년이라고 해도 인생에서 큰 파도는 두세 번 온다는 뜻입니다.”(책 ‘부린이가 가장 궁금한 질문 TOP99’, 레비앙 지음)

저자는 “2014~2021년에 온 큰 파도를 놓친 사람이라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봐 ‘이생망’이라고 망연자실할 필요는 없다. 인생에서 큰 파도 한번만 제대로 올라타도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집을 사려고 해도 돈이 모자라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자는 “전세로 거주하고 나중에 이사가고 싶은 동네에 집을 미리 사두라”며 “외곽보다는 서울”을 첫집으로 추천합니다.

“같은 상승장을 겪더라도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의 오름폭은 확실히 다릅니다. 같은 재개발 대상 구역이라도 서울과 경기도의 프리미엄 역시 확연히 다릅니다.”

서울 은마아파트 20년간 시세 추이. <자료=KB부동산>
이왕이면 서울에 첫 집을 마련하되, 돈이 부족하다면 전세를 끼고 사두는 방식으로라도 고민해보라는 것입니다.

자금이 부족한 신혼부부라면 수도권 외곽 큰 평수의 아파트 전세를 선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돈이라면 역세권 소형이라도 매수하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첫 주택을 최대한 직장과 가까운 역세권 구축 소형아파트로 시작한다면 선택의 폭이 매우 넓어질 것이다. 당장은 신혼집의 삶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그 또한 적응하게 된다. 그리고 부부가 열심히 투자를 하여 조금씩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갈 수 있다면, 투자하는 재미도 느끼고 성취감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책 ‘절대 실패하지 않는 부동산 투자, 저자 리치판다)

저자 리치판다는 “20년이 걸려도 불가능한 내집 마련을 나도 한때 포기한적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재테크 공부로 4년만에 경제적 자유를 달성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신혼부부는 제한된 자금으로 인해 수도권 외곽 지역의 넓은 평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오히려 직장과 가까운 역세권 소형평수라도 첫집은 ‘매수’로 시작해서 점차 자산을 불려나가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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