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부동산 톡!] 집값, 요만큼 잡아놓고…`A등급` 줬다고요? 엉터리

박상길 2023. 2. 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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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며칠전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첫 업무평가에서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잘 이행했다며 'A' 등급을 받았습니다.

집값이나 전셋값이 아직 '정상화' 수준에 이르지 않아 전임 정부에 이어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의 표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떨어진 평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임 정부가 집값·전셋값 폭등세 속에서도 국토부에 업무평가를 평균 이상인 B등급을 줘 '엉터리 정부평가'라는 비판에 직면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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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상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은 정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며칠전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첫 업무평가에서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잘 이행했다며 'A' 등급을 받았습니다. 집값이나 전셋값이 아직 '정상화' 수준에 이르지 않아 전임 정부에 이어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의 표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떨어진 평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임 정부가 집값·전셋값 폭등세 속에서도 국토부에 업무평가를 평균 이상인 B등급을 줘 '엉터리 정부평가'라는 비판에 직면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7일 윤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2022년도 정부업무평가 결과를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조실은 45개 중앙행정기관의 윤 정부 출범 이후 업무성과를 주요정책(50점), 규제혁신(20점), 정부혁신(10점), 정책소통(20점) 4개 부문에서 평가했고 최대 3점의 적극행정 가점(3점)도 매겼습니다.

장관급 기관과 차관급 기관을 나눠 A∼C 등급이 분류됐는데, 국토부는 규제혁신과 성과 창출을 높게 평가받아 'A등급'에 올랐습니다. 윤 정부가 강조한 국정과제인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잘 이행했다는 게 이유라고 합니다. 국조실은 정부평가 모든 부문에서 민간 전문가(224명)가 참여·평가했고, 일반 국민 3만4991명에게 국민만족도 조사도 실시해 결과를 반영했다고 밝혔습니다. 여러분은 이 결과에 얼마나 동의하십니까? 정말 국토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잘 이행했다고 보시는지요?

올해 1월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만 살펴봐도 국민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갤럽이 1월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1%만 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42%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기 때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 못한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팽배한 상황입니다. 응답자들은 정부가 부자를 위한 정책을 펼친다, 집값이 여전히 비싸다는 등의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제 출범한 지 겨우 9개월째입니다. 전임 정부 시절 급등했던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정부의 대책 때문이라기보다는 외부적인 요인이 더 높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부는 정부 기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장관이나 정부 부처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화자찬부터 하게 되면 바로잡기 힘들어집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었다는 평가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규제 완화는 좀 늦었지만 방향성은 맞다. 다만 미분양 매입은 좀 과한 부분이 있다. A등급은 자화자찬 수준"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전문가는 "올해 각종 규제가 완화되고 집값 하락폭이 줄고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도 8개월 만에 소폭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집값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인 금리가 여전히 높고, 집값 고점 인식이 지속되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가 계속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시장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습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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