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중국인 빈자리 일본·태국인이 채워요”… 기지개 펴는 ‘명동 상권’

김송이 기자 2023. 2. 1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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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한산한 편이에요. 저녁쯤 되면 관광명소를 구경갔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러 오고, 노점상들도 영업을 시작할 거예요. 이제야 좀 장사를 하는 거 같습니다."

지난 8일 오후 찾은 명동은 캐리어를 끌고 움직이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이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화장품 가게 직원들로 활기를 띄고 있었다.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주 고객층인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사실상 '개점휴업(開店休業)' 상태였던 명동 상권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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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한산한 편이에요. 저녁쯤 되면 관광명소를 구경갔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러 오고, 노점상들도 영업을 시작할 거예요. 이제야 좀 장사를 하는 거 같습니다.”

지난 8일 오후 찾은 명동은 캐리어를 끌고 움직이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이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화장품 가게 직원들로 활기를 띄고 있었다.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주 고객층인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사실상 ‘개점휴업(開店休業)’ 상태였던 명동 상권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8일 오후 명동 거리를 관광객들이 활보하고 있다. / 김송이 기자

◇'유커(游客)’ 나간 자리, 일본·동남아 관광객이 채워

최근 명동 상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 관광객의 다양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명동 상권을 떠받쳤다면, 최근에는 국적이 다양해졌다.

명동의 한 화장품가게 직원은 “요즘 가장 많이 보는 손님은 동남아와 일본에서 온 관광객”이라면서 “주위 화장품 가게를 둘러봐도 태국어와 인도네시아어를 구사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많이 늘었다. 중국어로 대화하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53만9273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498.2% 증가했다. 작년 12월 한국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국적은 일본(8만4175명)으로, 전체의 15%를 차지했다. 태국에서 온 관광객은 4만1026명으로 2020년 12월(804명)과 비교해 1년 만에 5002%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어 들었다. 작년 12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만7367명으로, 전체의 5%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2019년 12월만 해도 전체 외국인 관광객 145만6888명의 35%(50만8877명)가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K-POP 기념품을 판매하는 최모(49)씨도 “작년 추석 쯤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그땐 백인 관광객이 많았다면, 새해 들어서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 관광객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8일 찾은 명동 거리. 화장품 가게 판촉 직원들이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 김송이 기자
지난달 명동에 문을 연 아디다스 플래그십 스토어 / 김송이 기자

◇화장품·옷가게 속속 신규 오픈… 공실률은 ‘뚝’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최근 들어 임대차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화장품, 옷가게 등 명동 상권을 대표하는 상점들이 돌아오자 명동의 공실률도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명동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1.5%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 42.1%와 비교해 1년도 채 되지 않아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코로나19가 심각했던 지난 2021년 최대 50.3%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명동 상권의 회복세를 가늠할 수 있다.

인근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명동역에서 나오자마자 오른쪽 골목에 있는 빈 상가들에 대한 문의가 오늘도 들어왔는데, 해당 상가들 모두 이미 임대차 계약이 이뤄져 인테리어 공사를 앞두고 있다”면서 “새로 들어오려는 상가들을 보면 외국인이 많이 찾는 화장품, 그리고 품질이 괜찮은 국내 의류 브랜드 매장을 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최근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매장들이 입점하는 것도 명동 상권의 부활을 기대하게 하는 점이다. 아디다스는 지난달 명동 엠플라자 1~2층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고, 작년 말에는 ABC마트, 슈마커 등 신발 편집 매장들이 명동에 신규 점포를 선보였다. 피파와 UFC 스포츠 등도 올해 상반기 중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예정이다.

임대료를 보면 명동 상권이 이제 막 기지개를 펴는 중이다 보니 아직 크게 오르지는 않은 상황이다. 인근 B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임대료는 위치와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면서 “최근 계약한 건들을 보면 코로나 이전 임대료의 60% 수준으로 계약하고 있다. 메인거리가 아닌 골목에는 여전히 공실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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