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집 사야 하는 시점, 알려드릴게요

배규민 기자 2023. 2. 1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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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주무부처 장관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경쟁적으로 "지금 집값도 너무 비싸다. 더 떨어져야한다"는 시그널을 준다.

근데 하물며 일반 수요자가 시장을 예측하고 그에 맞춰 집을 거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와 반대의 상황이라면 시장과 상관없이 내 집 마련 시점은 좀 더 뒤로 미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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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부동산 시장을 모르겠습니다."

최근 시장 관계자와 지인을 만나면 자주 듣는 이야기다. 일시적 1가구 2주택인 A씨는 1년 전부터 집을 내놨지만 팔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연초에 가격을 대폭 낮춰서라도 팔았어야 했는데 시장이 이렇게 급변할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B씨는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속을 태운다. 2년 전에는 세입자들이 서로 들어오겠다고 줄을 섰는데, 지금은 보증금을 수천만원 낮춰준다고 했는데도 현 세입자는 계약 만료 후에 곧바로 나가겠다고 통보했다.

신혼부부인 C씨는 요즘 집을 사야할지 말아야할지 머리가 지끈지끈한다. 지금 사자니 더 떨어질 것 같고, 미루자니 금방 오를 것 같아서다. 얼마 전에는 같은 매물을 놓고 여러 팀이 같이 봤는데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바뀌면서 혼란도 크다. 특히 집을 사야할지, 갈아타야할지 수요자는 헷갈린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원대다. 12억원이면 연봉 5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한 푼도 쓰지 않고 24년을 모아야하는 돈이다. 집은 거주의 안전성 확보 뿐 아니라 일생일대의 가장 큰 소비라는 면에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고점대비 30~40% 빠진 곳도 수두룩하다. 모 건설기업 CEO는 "앞으로 공사비와 분양가격은 계속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지금이야말로 내 집 마련을 위한 적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부동산 주무부처 장관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경쟁적으로 "지금 집값도 너무 비싸다. 더 떨어져야한다"는 시그널을 준다. 조금 더 기다려야하나 싶다. 할 수만 있다면 낮은 가격에 사서 향후엔 높은 가격에 팔고 싶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려운 게 부동산 시장이다. 근데 하물며 일반 수요자가 시장을 예측하고 그에 맞춰 집을 거래하는 것은 쉽지 않다. 머리가 복잡해지고 의사 결정만 어려워진다. 수요자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만나는 전문가마다 물어본다. 지금이 저점이냐, 어떻게 하면 되냐고.

전문가들은 "시장을 보지 말고, 본인의 상황을 들여다보라"고 조언한다. 금리가 현 수준으로 몇 년을 유지하더라도 현금 창출과 자금 활용에 무리가 없다면 급매물이 있을 때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아도 좋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와 반대의 상황이라면 시장과 상관없이 내 집 마련 시점은 좀 더 뒤로 미뤄야 한다.

부동산 시장 주기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3~5년 사이클이었다면 지금은 1~2년도 예측이 어렵다. 이는 주택뿐이 아니다. 상권 역시 10년 주기에서 2년 만에 특정 상권이 뜨고 지는 식으로 변화가 빠르다. 부동산을 둘러싼 변수도 많지만 사람의 기대치가 더 높아졌고 요구 수준이 빨라지는 '조급증'이 부동산 심리에도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집을 살지 말지가 고민이라면 시장을 따라가지 말고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 본인의 상황과 자금 스케줄을 먼저 들여다봐라. 답은 그곳에 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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