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농업기계가?

최재욱 법무법인 디라이트 파트너변호사 2023. 2. 10. 05: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초가 되면 필자와 연관 있는 다수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방문하는 곳이 있다.

CES는 전자제품을 주로 전시하기 때문에 농업과 연결고리는 거의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CES에 농업 관련 스타트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CES에서 선보인 잡초가 있는 곳에만 살충제를 뿌리는 '시 앤 스프레이(See and Spray)' 기술로 유명한 '블루리버테크놀러지'를 인수하고 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농업계에서 모범적인 인수 사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초가 되면 필자와 연관 있는 다수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방문하는 곳이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다. 매해 그곳에서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개최된다.

CES는 전자제품 관련 최신 기술과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전시회로, 매년 1월 첫째주에 열린다. 이 행사는 수많은 기업들이 기술력을 자랑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몇년 전에 LG전자가 롤러블(화면이 돌돌 말리는) TV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누리집을 살펴보니 전시회에 173개국 3200개 기업과 4700개 이상의 미디어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앞서 몇년간은 코로나19로 행사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정상 개최돼 무려 참관객 11만명이 몰렸다고 전해진다.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필자의 지인들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CES는 전자제품을 주로 전시하기 때문에 농업과 연결고리는 거의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CES에 농업 관련 스타트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엔씽’이라는 수직농장 관련 창업기업이 2020년과 2022년에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기업은 중동지역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 일원으로도 동행했다.

다시 CES로 돌아와보자. 이 행사 기조연설은 그해 CES가 표방하는 내용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리다. 삼성·LG같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전 대기업 또는 아마존·구글 같은 정보통신(IT)분야 유명 기업이 보통 기조연설을 했다. 그런데 올해 기조연설은 세계 최대 농기계회사인 ‘디어앤컴퍼니’가 맡았다. 존디어 트랙터로 유명한 바로 그 회사이다.

디어앤컴퍼니가 CES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9년인데 그 당시에도 농기계회사가 CES에 나타나 화제였다. 그 후 이 회사는 CES에 단골처럼 등장했다. 지난해에는 완전 자율주행 트랙터를 전시하고 시승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관심을 많이 받았다. 몇몇 언론에서는 농업계의 테슬라(미국 전기차 업체)를 뜻하는 ‘농슬라’라는 별명으로 디어앤컴퍼니를 불렀다.

이 회사는 올해 CES 기조연설에서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존 메이 최고경영자(CEO)는 “예전에는 크고 힘이 좋은 농기계가 전부였지만 현재는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종자가 있는 곳에만 비료를 뿌리는 신기술 ‘이그잭트샷(Exact Shot)’도 선보였다. 이 기술은 파종기의 비료 사용을 기존 대비 6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디어앤컴퍼니는 혁신을 위해 여러 창업기업을 인수한다. 최근 5년 동안 약 7조원을 들여 여러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농기계회사이지만 정보통신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게 특징적이다. 자율주행 트랙터 개발 스타트업 ‘베어플래그로보틱스’, 비전AI(시각 인공지능)분야 전문 스타트업 ‘라이트’ 등을 인수하고 기술력을 보강했다. 특히 이번 CES에서 선보인 잡초가 있는 곳에만 살충제를 뿌리는 ‘시 앤 스프레이(See and Spray)’ 기술로 유명한 ‘블루리버테크놀러지’를 인수하고 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농업계에서 모범적인 인수 사례다.

우리나라에도 농업 관련 기업이 여럿 있다. 이 기업들은 디어앤컴퍼니의 최근 행보를 지켜보고 따라갈 필요가 있다. 혁신은 가장 모범을 보이는 곳에서 이뤄질 때 확산이 빠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하루빨리 디어앤컴퍼니 같은 농업회사가 등장하길 바란다.

최재욱 (법무법인 디라이트 파트너변호사)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