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대체 농촌은 왜 안 보이나

관리자 2023. 2. 1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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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 시국이 진정되질 않자 이달 들어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놨다.

모든 기초생활수급자에 더해 차상위계층에도 도시가스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한가구당 난방비 59만2000원을 지원한다.

기본 인프라의 불평등도 문제인데 세부 대책에서조차 난방비 지원을 도시가스 요금 할인으로 한정하겠다는 발상은 한마디로 기가 찰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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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화목 등은 지원에서 제외
난방비 정국의 사각지대 ‘농촌’

난방비 폭탄 시국이 진정되질 않자 이달 들어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놨다. 모든 기초생활수급자에 더해 차상위계층에도 도시가스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한가구당 난방비 59만2000원을 지원한다. 이번 동절기 넉달이 대상 기간으로, 해당 가구엔 1∼4월에 발송하는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에서 매월 약 15만원씩을 차감해준다. 도시가스 보급률 83.6%를 고려하면 기초생활수급자 169만9000가구, 차상위계층 31만9000가구 등 201만8000가구 가운데 168만7000여가구가 혜택을 받는다.

정부로선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장고 끝에 내놓은 조치일 테다. 하지만 이번 대책을 접한 농민들은 또 한번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83.6% 외에 16.4%는 결국 지원의 사각지대로 남게 되는데, 이 16.4%에 해당하는 지역이 어딘지를 따져보면 농촌 서민들의 분노를 이해하고도 남는다. 농촌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2020년 기준 고작 13.7%로, 곧 사각지대 16.4%는 거개가 농촌 주민인 것이다.

기본 인프라의 불평등도 문제인데 세부 대책에서조차 난방비 지원을 도시가스 요금 할인으로 한정하겠다는 발상은 한마디로 기가 찰 노릇이다. 차별당하는 것만으로도 서러운데 그나마 농촌에서 선택할 수 있는 난방 설비인 등유·화목 보일러 등은 애당초 지원 대상으로 참작하지 않았다니 비형평성도 이런 비형평성이 없다.

그렇다고 등유·장작·목재펠릿 등의 값이 싸기나 한가. 이 연료들 모두 최근 2∼3년 새 값이 폭등해 겨울 한철 나려면 보통 2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도시가스보다 비싸면 비쌌지 싸지 않다. 오죽했으면 농촌 주민들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 모여 겨울을 나겠는가. 더군다나 화목보일러용 장작·펠릿은 1차 난방비 대책인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일 서울·경기 일부를 공급권역으로 하는 모 도시가스 회사를 찾아 이번 대책의 사각지대 해소를 언급하며, 절차나 방법을 몰라 지원 신청을 못하는 이들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절차나 방법을 모르는 경우는 알려주면 바로 해결될 일이다. 진정한 ‘사각(死角)’지대는 제도나 관심의 밖에 있어 대책에서 아예 배제된, 난방비 정국의 중심에서 저만치 우두커니 떨어져 있는 농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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