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SNS 부자
몇 년 전 맨유 시절,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소속 팀에서 받는 연봉보다 SNS(소셜 네트워크) 광고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4억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 덕분이었다. 인스타그램 광고만으로 한 해 4000만달러(약 500억원)를 벌었다. 선수 연봉보다 100억원 이상 많았다.
▶1인 방송 플랫폼, 유튜브는 스타가 아니더라도 좋은 콘텐츠만 만들면 누구나 부자가 될 길을 열어주었다. 1억3000만명 구독자를 가진 세계 1위 개인 유튜버, 미국인 지미 도널드슨은 25세 대학 중퇴생이다. 그의 유튜브 채널 미스터비스트(MrBeast)는 ‘남극에서 50시간 살아남기’ ‘마트의 모든 전자 제품 사기’ 등 기발한 콘텐츠로 한 해 5400만달러(약 680억원)를 번다. 한국 ‘오징어 게임’을 본떠 1인당 2000달러를 주고 456명을 투입해 만든 오징어 게임 재현 영상은 조회 수를 3억회 이상 올렸다.
▶한국에도 SNS 부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MBC 노조가 “임직원 1700명 지상파 방송사가 여섯 살 유튜버와 광고 매출이 비슷하다”고 개탄하게 만든 ‘보람튜브’. 여섯 살 소녀가 짜장 라면을 끓여 먹는 5분짜리 영상 하나로 아파트 한 채 값을 벌었다. 제2 보람 가족을 꿈꾸는 아동 유튜브 채널이 대거 등장하면서 ‘애테크’(아이+재테크)란 말을 유행시켰다. 괴기스러운 스토리의 창작 애니메이션(계향쓰)과 생활 소품 만들기(옐언니)로 조회 수 1·2위를 다투는 유튜버들은 연소득이 50억 이상이다. 라면 10개를 한 번에 먹어치우는 먹방계 1위 여성은 구독자 1050만명을 거느리며 한 해 25억원씩 번다.
▶SNS 부자를 보며 박탈감을 느낀다지만 결코 ‘쉬운 성공’이 아니다. 유튜브에선 1분당 500시간 분량의 새 동영상이 업로드된다. 한 사람이 하루분 새 영상을 다 보려면 82년이 걸리는 분량이다. 독창적 콘텐츠라야 접속자의 시선을 단 몇 초라도 붙들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유튜버 상위 30위 중 15명이 새 멤버일 정도로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 상위 30위 유튜버는 구독자를 평균 517만명 보유하면서, 연평균 22억원을 벌고 있다. 창작의 고통을 이겨낸 정당한 노동의 대가일 것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 초대형 대박 앞에서 탈세 유혹도 큰 모양이다. 국세청이 유튜버, 인플루언서, 웹툰 작가 등 84명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탈세는 투명성, 공정함을 기본 질서로 삼는 SNS 세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일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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