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4년새 26% 문닫았는데, 특급호텔만 북적
국내 혼인 건수가 매년 하락하면서 예식장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인구 감소에 ‘결혼을 하지 않겠다’며 비혼(非婚)을 선언하는 2030세대가 늘면서 예식장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식업 침체’ 속에서도 특급 호텔 예식장은 올해 예약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왕에 하는 결혼식만큼은 예전보다 더 화려하게 치르는 풍조가 생겨나면서 예식장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이다.
직장인 한모(32)씨는 예약금까지 치렀던 경기도 평택의 한 예식장이 갑자기 폐업하는 바람에 예식장을 다시 찾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그는 “결혼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다시 예식장 잡기가 너무 어렵다”며 “예약금을 환불받는 것도 순탄치 않아 고생했다”고 했다.
전국 예식장 수는 계속 줄고 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18년 1030곳이었던 전국 예식장 수는 최근(2022년 11월 기준) 759개로 4년 만에 26.3% 줄었다. 서울 시내 예식장 수도 192개에서 143개로 25.5%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내 결혼 건수는 25만8000건에서 17만1814건으로 33.4% 줄었다. 예식업 관계자는 “올해 서울에서만 폐업을 앞둔 예식장이 10여 곳 정도 된다”며 “강남 아닌 지역의 예식장들은 주말에도 겨우 한두 건 결혼식이 고작”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 시내 주요 특급 호텔 예식장은 올해 안에 빈 시간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9일 웨스틴조선호텔서울에 따르면 이곳 예식장은 올해 90%가량 예약이 끝났다. 이 호텔 관계자는 “토요일 예식은 올해 한 자리도 남아있지 않고, 일요일 저녁 예식 몇 자리만 비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서울도 올해 주말 예식 시간은 거의 마감됐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200명 미만의 소규모 예식보다 300명 넘게 하객을 불러 모으는 중·대형 결혼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넓고 규모 있는 연회장과 피로연장까지 갖춘 특급 호텔이 더 인기를 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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