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정찰 풍선이 뭐길래
중국이 띄운 풍선들을 놓고 지구촌이 시끄럽다. 용도가 정찰용이어서 더 그렇다. 왜 미국 상공에 띄웠는지를 놓고도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일단 중국은 기상용 관측장비였는데 갑자기 경로를 이탈했다고 해명했다. 미국은 다양한 가설을 토대로 반박하고 있다. 격추 장면까지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당사국은 해당 풍선이 자국에서 날아갔다는 점을 인정하고 일부 유감을 표명했다. 기상 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는 해명도 곁들였다.
미국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해당 풍선이 알래스카 근처 알류샨 열도를 지나 캐나다를 가로지른 뒤 미국 본토 몬태나주 상공에서 포착됐다고 분석했다. 예상 경로에 핵심 군사시설들이 있다는 논리로 응수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격추한 것과 비슷한 풍선이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지에서도 잇따라 포착됐다. 세계 곳곳에서 목격담이 나오면서 풍선을 이용한 중국의 정보 수집이 오랜 관행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코스타리카는 자국 상공에서 중국 풍선이 비행했다면서 중국이 인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또다시 맞장구를 쳤다. 최근 미국 영공을 침범한 풍선이 세계 곳곳에서 활동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와 관련해 파악한 정보를 동맹 및 협력국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과 일본 등도 중국 풍선이 몇 년 전에도 자국 상공에서 포착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CNN은 최근 수년 동안 5개 대륙에서 최소 24번 임무를 수행했고 이 중 6건이 미국이 대상이었다고 보도했다.
정찰 풍선은 18세기 프랑스가 처음 운용했다. 냉전시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됐지만 첩보위성 등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인공위성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아직도 특정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튀르키예 지진 참사에도 정찰 풍선의 여진이 계속되는 까닭이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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