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리포트] '최악 강진 피해' 튀르키예… 조건없는 인도주의적 사랑 절실
[앵커]
전세계 선교지 소식을 전하는 미션리포트, 오늘은 역대 최악의 강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의 상황을 알아봅니다.
나흘만에 사망자가 1만 5천 명을 넘어서는 등 피해규모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사정은 훨씬 더 심각하다고 합니다.
조건없는 인도주의적 사랑실천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가명을 사용한 김성경 선교사가 현지 상황을 전해드립니다.
Q. 지진 당시 상황은?
새벽 4시 17분에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정말 이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일어나긴 일어났는데 몸부터 가눌 수가 없었고, 그리고 옆에 아들 방에 있는 책장이 넘어지는 소리, 액자 떨어지는 소리, 유리와 창문이 깨지는 소리, 막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그냥 잠옷 바람으로 12층 계단을 뛰어서 내려왔어요. 비가 계속 오고 있는 상황 속에서 마을 주민들, 맨발로 뛰어난 사람들,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여진이, 규모가 6이 넘는 여진이 계속되니까 차 안에서도 차가 울렁거리는 그런 상황이 계속 되어졌고요.
그 때 7.5의 여진이 또 왔어요. 차가 그냥 마치 파도 위에 있는 것처럼, 그렇게 울렁거릴 수가 없을 정도로 너무 두려운 상황이었고, 그런 상태에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다시 집 밖으로 몰려 나오고, 지금 건물 아파트가 다 내려앉고, 14층 아파트가 저희 센터 옆에 다 그냥 주저앉아 가지고 사상자가 엄청 발생하고… 사실 (뉴스에) 지금 나오고 있는 것들은 빙산의 일각 같아요. 이제 시작이니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난 거죠.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어요. 너무 가슴이 아파서…
Q. 현재 구조 작업은?
정부에서 (피해 지역이) 크게는 10개 지역이지만 마을까지 포함하면 상당히 넓은 지역인데, 그 지역으로 필요에 따라서 인원을 보내고 있고, 이제 대사관하고 여기 한인회하고 그쪽 지방에 있는 한국 교민들하고 연결해서 통역팀이 붙어서 구조 작업을 시작을 하고 있는데요.
일단 지금 제가 접하는 소식은 생수, 담요, 그리고 텐트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을 당장 급하게 구입을 해서 (지원해야 하고요.) 구조팀들이 좀 머물 수 있는 곳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잔해 속에 있으니까 계속 먼지도 많이 나고, 땀 나고 그러니까 물과 생수 구하기도 지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그래요. 당장 그런 것들이 필요하고 의약품들, 구급 물품들이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그리고 지금 14층 건물 자체들이 거의 다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에 이것의 잔해를 들어내는 작업도 사실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 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Q. 현지 교회의 피해는?
여기 있는 사역자들과 성도들은 사실 전화 통화가 어제까지 거의 먹통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두 가족이 잔해 속에 지금 깔려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도 듣고, 그런 소식들이 계속 지금 들려오고 있고요.
사역자들은 자기가 양육했던 가족이 이렇게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너무 많이 울고, 함께 가슴 아파하고, 그런데 더 가슴 아픈 것은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 가슴이 아프고, 힘든 데 옆에 있어줄 수 없어서 더 가슴이 아프고… 현장에는 외국인들 접근을 막아요. 정부 기관과 연결해서 들어오는 팀이 아니면 접근할 수가 없어요.
저희도 어제 성도들에게 전화했는데, 계속 불안해서 밖에서 그냥 비가 오고 추운데도 천막 하나 쳐놓고 거기서 이틀 밤을 새우고 있다는 얘기 듣고 저는 내려가려고 합니다. 일단 텐트를 사고 침낭을 사가지고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피해 지원에 나선 한국교회를 향한 당부
여긴 반기독교적인 정서도 좀 강하고 그러니까, 한국교회 이름으로 돕는다고 그랬을 때 워낙 또 민족주의가 강하고 그러다 보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지혜롭게 접근하고 구제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직접적으로 옷을 입고 올 때 십자가가 그려진 것이라든지 영문으로 '크리스천' 그런 내용이 아니고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이렇게 도와주고, 그러다가 이제 '뭐 하는 사람이야?' 물어봤을 때는 대답을 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때 도움을 드렸을 때, 내부적으로는 저분도 기독교인들이란 것을 알고, 그래서 저희들에게 마음을 여는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거든요. 내가 의도적으로 그런 것들을 보여주려고 어떤 표식를 하거나 내가 먼저 이야기를 하거나 그렇게 해서 상한 감정을 먼저 건드리지 않고, 좀 지혜롭게 접근하는 방법을 찾으면 좋을 것 같아요.
직접 피해를 입은 사역자들 중심으로는 다 트라우마 때문에 상담이 필요하고 격려와 위로가 좀 필요한 상황이고요. 또 필요한 부분들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창구를 일원화해서 필요한 물품들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는데, 지금 사실 초기이기 때문에 뭐가 필요한지 지금 너무 좀 어지럽거든요. 그래서 상황을 잘 살펴서 차분하게, 정말 필요한 것들이 바르게 잘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튀르키예를 위한 기도제목
우리가 이제 무슬림 (사역)할 때, 이 지역에 교회가 세워지고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데, 이 안에 하나님의 부흥이 있고, 계속해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그런 모습들을 저희가 20여 년 동안 계속 보아왔어요.
그래서 좀 다른 지역보다는 더디지만 이곳에도 정말 하나님이 일하셔서 천하보다 귀한 영혼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들을 좀 기억해 주시고, 이런 지진 피해를 통해서 정말 우리가 선의의 마음을 가지고 이들에게 다가가고 선한 영향력을 끼쳤을 때, 가난해진 이들의 마음이 좀 녹아지고 복음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준비된 마음의 밭이 열려지지 않을까… 그래서 한국교회가 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또 돕는 일에 동참해 주시고, 그 지역 사역자들의 어떤 현 상황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셔서 이해해 주시고 따뜻하게 품어주시면 저희가 이런 상황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에 더 힘 있게 쓰임 받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터키를 좀 기억해 주십시오. 많이 아파하거든요. 진짜 아파요. 이게 보는 것 이상으로 너무 너무 힘들어하고, 정말 이게 종교를 떠나서 너무 가슴이 아파요. 가족이, 친지들이, 자녀들이 잔해 속에 있는 모습들을 현장에서 봐야 하는 그 아픔은 말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일단은 인도적으로 그들을 품어주고, 어떻게든 섬기고 도와주려는 그런 마음들을 좀 가져줬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이것들이, 그렇게 오는 도움과 사랑들이 제대로 잘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터키를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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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요셉 기자 alethei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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