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감싸던 ‘개구리밥차’ 멈췄다…후원금 줄어

박수혁 2023. 2. 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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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위기 청소년들의 길거리 쉼터이자 따뜻한 한끼를 책임졌던 '개구리밥차'가 운영을 재개한지 두달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그렇게 지난해 10월부터 운영을 재개했지만 줄어든 후원금 탓에 매번 이 대표 개인 돈으로 밥값을 충당하는 일이 반복됐고, 결국 개구리밥차는 두달도 채우지 못하고 다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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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육복지네트워크 ‘물꼬’ 이창열 대표
기업·시민 도움 받아 2015년부터 시작
코로나 탓 운영 멈췄다가 다시 열었지만
월 150만원 밥값 마련 못 해 두 달 만에…
원주교육복지네트워크 ‘물꼬’가 운영하다 후원금 감소 등의 여파로 중단된 개구리밥차 모습. 원주교육복지네트워크 제공

학교 밖 위기 청소년들의 길거리 쉼터이자 따뜻한 한끼를 책임졌던 ‘개구리밥차’가 운영을 재개한지 두달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강원도에서는 유일하게 원주에 있는 개구리밥차는 학교 밖 위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상담 등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길거리 쉼터이자 심야식당이었다. 오후 6시30분부터 자정까지 월요일에는 유흥업소 밀집지역인 장미공원에서, 목요일에는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따뚜공연장에서 운영됐다.

개구리밥차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 등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접한 원주교육복지네트워크 ‘물꼬’의 이창열 대표가 기업과 시민의 도움을 받아 2015년 7월부터 시작했다. 밥 한끼라도 든든하게 먹이면 나쁜 길에 빠져들 생각을 덜 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개구리밥차라는 이름에는 ‘청소년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리와 같지만, 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밥차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식사는 ‘집밥’ 느낌을 가질 수 있게 가정식 백반 위주로 준비했고, 식재료는 가능한 한 지역에서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로 마련했다. 식사뿐 아니라 상담, 의료서비스, 일시 주거시설 연계 등을 지원했는데, 지역 청소년들이 호응하면서 하루 평균 이용자가 40~50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과 기업 후원금 감소로 2020년부터는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한달에 150만원 정도가 드는 밥값을 마련할 길이 없었던 탓이다. 운영 중단 기간이 길어지자 지역 청소년 등의 문의가 이어졌다. 고민 끝에 이 대표는 운영 재개를 결심했다.

개구리밥차가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0대 때 개구리밥차를 이용했다가 지금은 성인이 된 이들의 응원도 쏟아졌다. 이들 중에는 개구리밥차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어려웠던 시절에 받았던 도움을 되갚으려는 이도 있었다. 그렇게 지난해 10월부터 운영을 재개했지만 줄어든 후원금 탓에 매번 이 대표 개인 돈으로 밥값을 충당하는 일이 반복됐고, 결국 개구리밥차는 두달도 채우지 못하고 다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창열 대표는 올 하반기 운영 재개를 목표로 밝음지역아동센터 한쪽에 사무실을 내고 후원자를 모으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 공동체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을 그냥 방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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