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케이크 무너지듯 ‘폭삭’…튀르키예 부실 내진 규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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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를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여러 건물이 폭삭 내려앉으며 튀르키예에서만 1만명 넘는 이들이 숨졌다.
지진이 워낙 강했다 해도 신축 건물마저 어이없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부실 건축과 허술한 규제 탓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영국 <비비시> (BBC) 방송은 8일 튀르키예 동부 말라트야(말라티아)에서 지난해 완공된 것으로 알려진 건물이 지진 뒤 위층에서부터 아래층으로 수직으로 꺼지며 무너지는 모습을 소개했다. 비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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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대지진]
튀르키예·시리아를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여러 건물이 폭삭 내려앉으며 튀르키예에서만 1만명 넘는 이들이 숨졌다. 지진이 워낙 강했다 해도 신축 건물마저 어이없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부실 건축과 허술한 규제 탓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8일 튀르키예 동부 말라트야(말라티아)에서 지난해 완공된 것으로 알려진 건물이 지진 뒤 위층에서부터 아래층으로 수직으로 꺼지며 무너지는 모습을 소개했다. 방송은 건설 당시 업체 쪽에서 “최신 내진 규제를 따랐고 1등급 자재와 기술로 지어졌다”는 선전 광고가 소셜미디어를 떠돌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타이주 이스켄데룬시에 있는 건물은 아예 두개로 쪼개져 한쪽이 폭삭 내려앉았다. 건설사 누리집에 실린 사진을 보면 이 건물은 2019년에 완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튀르키예 정부는 1999년 북서부 이즈미트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1만7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뒤 엄격한 내진 규제를 만들었고, 2018년엔 이를 다시 강화했다. 지진 취약 지역 건물에는 고품질 콘크리트를 쓰고 철근도 보강하게 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건축 규제를 강화한 뒤 지어진 건물도 한순간에 무너진 것을 보면, 이번 지진이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데이비드 알렉산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수(재난학)는 <비비시>에 “지진은 매우 파괴적이었지만 잘 지어진 건물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준은 아니었다”며 “(신축이 아닌) 기존 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규제가 너무 부족하고, 신축 건물에 대한 규제도 충분치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구조공학자인 키쇼 자이스왈도 <피비에스>(PBS) 방송에 무너진 건물 중 일부가 위층이 수직으로 아래층과 겹쳐서 무너지는 이른바 ‘팬케이크 붕괴’를 일으킨 것은 해당 건물이 충격 흡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정부가 과태료 등을 지속적으로 감면해 부실 건물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튀르키예의 건설공학자 펠린 프나르 기리틀리오을루는 튀르키예 남부의 지진 영향권 지역의 건물 7만5000채가량이 이러한 행정처분 면제를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정부가 1999년 이즈미트 대지진 이후 걷어온 이른바 ‘지진세’를 제대로 써왔는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현지 전문가 오잔 빙괼이 튀르키예 정부가 지진세로 24년간 거둔 세수가 880억리라(약 5조89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고 전했다. 이 돈의 정확한 사용처는 알 수 없는 상태다. 튀르키예 재무·금융부가 세수를 “일반 예산 수입”으로 분류해 지진세 수입을 재난 대비 외에도 도로나 다리 건설 등에 쓸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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