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트 연속 듀스…‘1974년 동갑내기’ 두 남자의 피할 수 없는 승부, 언제나 피터지는 전쟁이다 [MK김천]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3. 2. 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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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트 연속 듀스 접전, 이래서 여자배구를 팬들이 좋아하나 보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배구계에서 소문난 절친 사이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알고 지낸 두 감독은 35년이 훌쩍 넘는 긴 시간 동안 변치 않는 우정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 차상현 감독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친구 좋다는 게 그거인 것 같다. 굳이 깊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안다. 늘 걱정되고 잘 됐으면 좋겠다. 지금 배구판 안에서 좋은 모습으로 바라봐 주셔서 다행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차상현 감독과 김종민 감독, 만나면 늘 명승부다. 사진=KOVO 제공
그렇지만 승부는 승부다. 코트 위에서 우정은 없다. 오직 팀 승리를 위해 앞만 바라봐야 하는 라이벌 사이가 된다. 배구는 무승부가 없다. 경기가 끝난 후 한 사람은 웃고, 한 사람은 패하게 된다.

9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5라운드 경기를 펼쳤다. 올 시즌은 3승 1패로 한국도로공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통산 상대 전적은 차상현 감독이 김종민 감독을 상대로 21승 16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포스트시즌을 포함해도 차상현 감독이 김종민 감독에 22승 18패로 앞서고 있었다.

경기 전 차상현 감독은 “언론에서 우리를 다뤄주는 건 좋다. 서로 자극을 받고, 둘도 없는 친구와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이 때론 즐겁다. 우리 모두 경쟁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좋은 경쟁자임은 확실하다. 그렇지만 아마 내가 많이 이겼을 것이다”라고 했다.

지난 4라운드에서 3-1로 도로공사가 이겼지만 매 세트 듀스 혈투를 펼쳤다. 1세트 26-24로 GS칼텍스 승, 2세트부터 4세트까지 도로공사 27-25, 28-26, 33-31 승리를 가져왔다. 풀세트로 가지 않았음에도 154분의 혈투였고, 경기 시간만 따져도 2시간 23분에 달했다.

두 팀 모두 봄배구로 가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는 상황. 승리를 가져오기 위한 두 팀 선수들의 간절함은 1세트부터 보였다. 도로공사가 21-14로 앞서 있었으나 승점 3점이 필요했던 GS칼텍스가 또 한 번의 듀스 승부로 끌고 간 끝에 26-24로 1세트를 가져왔다.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가 8점, 강소휘가 4점을 기록했다.

2세트도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듀스였다. GS칼텍스가 여유 있게 리드하며 손쉽게 2세트를 가져오는듯했지만, 세트 후반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과 박정아가 살아난 도로공사가 듀스까지 승부를 끌고 간 것이었다. 그렇지만 GS칼텍스가 25-25에서 강소휘, 한수지의 연속 득점으로 2연속 듀스 승부의 승자가 되었다.

4라운드 4세트 연속 듀스까지 합치면 도합 6세트 연속 듀스 승부가 펼쳐진 셈이다.

3세트는 듀스로 가지 않았지만 치열한 접전 끝에 도로공사가 가져왔고, 4세트는 GS칼텍스가 대역전극을 만들어내며 웃었다.

피 터지는 혈투였다. 외인들의 한판 대결, 강소휘와 박정아의 토종 에이스 대결, 한다혜와 임명옥의 리베로 싸움, 이윤정과 안혜진의 야전 사령관 승부, 한수지와 배유나의 중앙 격돌까지. 볼거리가 풍성했다.

경기 후 차상현 감독은 “도로공사 만나면 늘 힘들다. 다른 팀과 경기하는 것보다 왠지 더 모르게 길게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선수들도 길게 준비하고 들어온다”라고 말했다.

강소휘도 “수비만 좋은 팀이 있고, 블로킹만 좋은 팀이 있다. 도로공사는 수비와 블로킹이 다 좋다. 부담스러운 팀이다”라고 말했다.

김종민 감독도 “GS칼텍스전은 늘 하나 차이다. (강)소휘 공격에 대해 수비를 해줘야 하는 데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6세트 연속 듀스 혈투, 137분의 피터지는 접전. 도로공사와 GS칼텍스는 만나면 늘 피터지는 경기를 한다. 두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는 오는 3월 17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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