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사령탑 맞대결의 승자는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남정훈 2023. 2. 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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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의 봄 배구 희망은 계속된다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 차상현 감독과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1974년생 동갑내기로 울산 중앙중과 마산 중앙고에서 함께 배구를 배운 사이다. 30년이 넘은 죽마고우라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할 정도로 격의 없는 ‘절친 케미’를 자랑한다.

2015~2016시즌 도중 대한항공 감독직을 사임한 김 감독이 2016~2017시즌부터 도로공사 사령탑에 부임하고, 2016~2017시즌 초반 이선구 감독의 중도사퇴로 수석코치였던 차 감독이 사령탑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여자배구 판에서 30년 우정을 건 맞대결이 성사됐다.

차상현 감독
8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도로공사의 2022~2023 V-리그 5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사전 인터뷰부터 두 절친 감독들의 농담 섞인 신경전이 이어졌다. 차 감독에게 김 감독과의 맞대결 전적에서 앞서있지 않느냐 묻자 “굳이 계산해보지 않아도 제가 앞선 거 아시지 않나요?”라면서 “김 감독과 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경쟁하며 성장하고 있다”고 답했다. 차 감독은 인터뷰실에 들어서던 김 감독과 마주치자 “(김)종민아, 나 네 칭찬했다”라고 농을 던졌다. 김 감독에게 차 감독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자 김 감독은 “그렇게 차이 많이 안 날 텐데...”라며 웃었다.

두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 37번의 사령탑 맞대결을 펼쳤고, 차 감독이 21승16패로 살짝 앞서있다. 다만 딱 한 번 맞붙은 봄 배구였던 2018~2019 플레이오프에선 김 감독이 2승1패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 사령탑의 처지는 천양지차였다. 도로공사는 최근 4연승을 달리며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반면 GS칼텍스는 지난 5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3연패 사슬을 끊어내긴 했지만, 봄 배구 진출이 간당간당한 상황. 차 감독은 “도로공사의 최근 기세는 정점에 달한 모습이라 쉽지 않다”면서도 “오늘과 12일 KGC인삼공사전에 올 시즌 성패가 달렸다. 어떻게든 승점을 따내겠다”고 말했다.

차 감독의 간절함이 통했을까. GS칼텍스 선수들은 고비 때마다 블로킹이 터져 나왔고, 몸을 날리는 디그에 이은 공격수들의 강타가 불을 뿜었다. 특히 14-21까지 뒤졌던 1세트를 잡아낸 게 결정적이었다. 꾸역꾸역 따라붙으며 듀스로 승부를 끌고 갔고, 모마의 백어택과 문지윤의 블로킹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도 이어진 듀스 승부에서 강소휘의 퀵오픈과 모마의 블로킹으로 두 점을 내리 따내며 두 세트를 내리 따내 승기를 굳혔다. 두 팀은 지난달 27일 맞대결(도로공사 3-1 승리)에서도 네 세트 모두 듀스 접전을 펼친 바 있다. 무려 여섯 세트를 내리 듀스 접전을 펼친 것이다.

강소휘
3세트를 내주고 맞이한 4세트. 막판까지 1~2점차 뒤지며 5세트 돌입의 분위기가 어른거리는 순간, GS칼텍스의 토종에이스 강소휘가 나섰다. 연달아 결정적인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GS칼텍스의 3-1(26-24 27-25 20-25 25-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강소휘는 60%의 고감도 공격성공률로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인 25점을 몰아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2연승을 달리며 승점 3을 추가한 GS칼텍스는 승점 39(13승14패)로 KGC인삼공사(승점 38, 12승15패)를 제치고 4위로 한 단계 점프했다. 연승 행진이 ‘4’에서 멈춘 도로공사는 승점 추가 없이 3위(승점 44, 15승12패)를 유지했다.

경기 뒤 승장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차 감독은 “오늘 졌으면 봄 배구가 많이 힘든 상황이었다.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이 좀 발휘됐다. 승점 3을 따내 희망이 생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도로공사랑만 붙으면 꼭 이렇게 접전 양상이 펼쳐진다. 저도 도로공사랑 맞붙는다고 하면 피말리는 접전을 준비하고 들어갈 정도”라면서 “일요일에 맞붙는 KGC인삼공사전은 누가 더 간절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 같다.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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