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서 온 고려인 동포, 광주에 ‘협동농장’ 설립
[KBS 광주] [앵커]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떠나 광주 고려인 마을로 온 동포가 6백 명을 넘어섰는데요.
이들이 모국에서 협동농장을 만들어 자립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려인 마을에 처음으로 온 건 고려인 5세, 10살 최마르크 군이었습니다.
이후 피난 행렬이 이어져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6백여 명이 광주 고려인 마을에 들어왔습니다.
이들이 한 데 모여 겨우내 묵은 밭을 정리하고 봄 농사를 준비합니다.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들이 운영하는 '협동농장'입니다.
주문을 받아 농사를 짓고 수익금은 골고루 나눌 계획입니다.
[신조야/광주 고려인마을 대표 : "원래 우리 고려인들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구소련 들어가서 땅만 파고 살았어요. 그래서 그게 너무 그리운 거예요. 한국에서 장만한 땅 받아서 먹고 싶은 야채를 심어서 먹는다는 건 진짜 기적이에요."]
만약 이곳에서 수확한 작물이 계약한 물량보다 더 많을 경우엔 인근 시장이나 기차역에 직거래 장터도 개설할 예정입니다.
1,650여 제곱미터 규모의 땅은 광주 광산구 새마을회에서 무상으로 대여해 줬습니다.
[김준행/광주시 광산구 새마을회 회장 : "농사를 많이 지었던 분들이거든요. 그래서 자기들이 볼 때 농사의 전문가들인데 할 일이 없다 농토를 구하려고 하는데 구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노인들에게 훌륭한 일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농장 규모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박에릭/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 "처음에는 먹는 야채들을 우선 많이 심고 키우는 닭에게 모이로 줄 옥수수도 키워볼 예정입니다."]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에서 온 동포들이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자립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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