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한나 떠난 지 1년…제주 교통 안전 의식은 제자리
[KBS 제주] [앵커]
횡단보도를 건너던 13살 여학생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보행자 보호를 위해 관련 법이 여러 차례 강화됐지만, 운전자들의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동홍동의 한 횡단보도.
'우리 아이들을 지켜 달라'는 팻말을 든 어른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지난해 중학교 입학을 앞둔 13살 조한나 양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지 1년.
한나 양의 부모와 지인들은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해 매월 9일마다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조재필/고 조한나양 아버지 : "지금도 1년 동안 단 하루도 그날을 잊어본 적이 없어요. 운전자들 의식 개선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친구들도 캠페인에 참여해 작은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김루희/서귀중앙여자중학교 2학년 : "한나가 떠난 지 벌써 1년이 다 돼서 한나가 기억되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 번 더 알리고 싶어서 친구들과 다 같이 나오게 됐어요."]
한나 양 사고 1주기에 맞춰 경찰도 특별 단속에 나섰습니다.
스쿨존 횡단보도에서 정지하는 차량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경찰 : "여기 어린이 보호구역이잖아요. 횡단보도 앞에서는 일시 정지하셔야 해요."]
1시간 만에 무려 20건이 넘는 위반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오승익/제주경찰청 안전계장 : "아직도 스쿨존에서 일시 정지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학원 차에서는 아직도 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라든가 동승보호자 의무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우회전 신호등이 새로 설치된 곳.
대부분 차량이 빨간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운행을 이어갑니다.
지난해 제주에서 적발된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행위는 470여 건 전년도 130여 건보다 3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경찰은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 시설을 확대하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무엇보다 운전자들의 의식 개선이 절실합니다.
문준영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르포] 진앙지 가지안테프를 가다…“거리에서 생활해요!”
- 모유 먹으며 버틴 56시간…어린 생명들의 기적적 생환
- “아들 50억도 뇌물 아니면”…곽상도 무죄 판결 논란
- 헌재, ‘이상민 탄핵 심판’ 심리 착수…결정 언제쯤?
- 사고액 최다…580억 떼먹은 1세대 ‘빌라왕’, 처벌은?
- 유명 연예인 내세워 NFT 팔아…금감원 “사기 가능성 높아”
- [특파원 리포트] “11일부터는 물도 거부”…태국 왕실개혁요구 대학생들 건강 급속히 악화
- [단독] 명문대 수백 명 합격! 정말?…경찰 ‘허위 광고’ 혐의 송치
- ‘극단 선택’ 이등병, ‘적응 교육’도 못 마치고 GOP 투입
- 故 김용균 재판 선고일에…보령화력서 50대 노동자 추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