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에 일부 아파트값 2배로…경북 영주, 전국에서 ‘나 홀로 상승’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국 각지에서 집값 내림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북 영주시에서 6개월째 주택 가격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영주시의 아파트 거래가격이 지난달 30일 기준 전주(1월23일)에 비해 0.09% 상승했다고 9일 밝혔다. 전국 176개 시·군·구 가운데 집값이 오른 지역은 영주시가 유일하다.
매매가격 지수는 103.6으로 집계됐다. 주택시장의 평균적인 매매가격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인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시세보다 높게 거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주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27일 이후 계속 오름세다. 지난달 이 지역의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은 2억3674만원으로 지난해 12월(1억2493만원)보다 2배가량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영주시가 속한 경북지역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0.17% 하락을 기록했다. 인근 광역시인 대구는 0.46%나 떨어졌다.
영주시의 이례적인 집값 상승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영주에서 10여년째 부동산중개업을 해온 김모씨(54)는 “최근 신축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신축 위주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며 “(비교적 가격이 비싼) 신축 거래가 늘다 보니 영주 전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2013~2022년) 영주 지역의 아파트 공급 물량(입주 기준)은 2783가구다. 2016년 1841가구, 2020년 111가구, 2021년 831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해에는 공급 물량이 하나도 없었다. 연평균 278가구 정도가 입주한 셈이다. 아실은 영주시의 연간 적정 수요가 503가구 수준이라고 책정했다. 수요가 입주 가구보다 2배가량 많은 것이다.
부동산 비규제지역인 영주는 전매제한 기간이 없어 거래가 활발한 것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영주시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해 10월 48건, 11월 55건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237건으로 폭증했다.
중개업자 이모씨(44)는 “신축 아파트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구축 (아파트) 가격도 전반적으로 키 맞추기를 하는 상황”이라며 “신축과 준신축급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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