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외압에 틀었나…KT, 차기 대표 선출 ‘원점’
KT가 이미 진행된 차기 대표 공모 절차를 원점으로 돌렸다. 여권 등이 구현모 대표의 후보 선정에 대해 “밀실 담합”이라고 압박하자 ‘공개 경쟁 방식’으로 다시 후보자를 뽑기로 한 것이다.
KT 이사회는 공정성·투명성·객관성을 강화해 공개 경쟁 방식으로 대표 선임을 다시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이사회는 10일부터 사외 지원자 모집을 시작하고, 후보자 명단과 단계별 심사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경제·경영, 리더십, 제휴·투자, 법률, 미래산업 분야의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을 운영해 사내·외 후보를 검증하기로 했다. 또 사내 이사진은 대표 후보 심사 과정에 참여치 않기로 했다.
구 대표는 차기 대표 선출 절차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는 이사회에서 “공개 경쟁을 통해 투명성과 객관성을 증진하길 기대한다”며 “KT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불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 선출을 원점으로 돌린 것은 여권 등의 노골적인 구 대표 연임 반대외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10.13%)은 대표 선임의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며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연금에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주문하자 공모를 다시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이후 금기시된 민영화된 공기업에 대한 정부 개입이 최근 거세지고 있다”며 “민간기업 이사회의 독립성을 해치고 정부 입맛에 맞는 의사 결정을 유도할 경우 기업에 치명적인 위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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