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엄마가 사라졌다… 서치2 ‘업데이트’ 완료

엄형준 2023. 2. 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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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치2’ 감상 가이드
‘7546만불 매출’ 전작 흥행 배턴 터치
여행 뒤 사라진 엄마 찾는 고군분투기
노트북 화면 단서 제공 포맷은 그대로
제작비 전작 8배 ↑… 영화 배경 확장
다니엘 헤니, FBI 조사관役 맡아 눈길
‘릴스’·‘벤모’ 등 온라인 서비스도 진화

컴퓨터 운영체제(OS)가 업데이트되듯이 2018년 개봉한 미스터리 스릴러물 ‘서치’가 성공적으로 업데이트돼 ‘서치2’로 돌아왔다.

9일 영화계에 따르면, 서치2가 오는 22일 개봉한다. 전작인 서치와 같은 포맷으로 실종자를 찾는 과정을 그리지만, 둘은 전혀 별개의 이야기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트북 화면을 통해, 관객에게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단서를 제공한다.
앞서 전작인 서치가 한국에서 거둔 성적은 흥미롭다. 2018년 8월 국내에서 개봉한 서치는 불과 88만달러의 저예산 제작비로, 전 세계에서 7546만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특히 국내에서만 약 290만명이 극장을 찾으며, 미국 내 수입(2600만 달러)과 견줄 수 있는 2260만달러의 매출을 냈다. 저예산 영화인 서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실험적이고 독특한 이야기 전개 구조 때문이다. 영화는 오로지 노트북 화면에서만 진행된다. 그러니까 관객은 영화가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노트북 화면에 나타난 단서를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지켜볼 뿐이다.

정보기술(IT)을 매개로 한 이 같은 포맷의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덴 IT에 익숙한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치를 보지 않았다면 2시간 가까이 모니터만 훔쳐보는 게 재미있을까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영화는 흥행 실적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가능성을 이미 증명했다. 전작은 전개가 단조롭다는 일부 비평도 있었지만, 서치2는 이런 평가마저 불식시킨다. 서치가 개봉한 2018년 이후 약 4년 반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IT 발전과 함께 영화에서 단서를 쫓는 방식은 진일보했고, 휙휙 지나가는 단서를 놓치지 않기 위해 관객은 눈을 뗄 수 없다.

전작의 감독이자 각본을 쓴 어니시 차건티가 각본을 쓴 영화는 딸 준(스톰 리드)이 애인인 케빈(켄 렁)과 함께 콜롬비아로 여행을 떠난 뒤 실종된 엄마 그레이스(니아 롱)를 찾기 위해 IT 기기를 활용하며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전체 흐름은 간단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다 보니 대부분의 장면에 대한 설명이 스포일러에 해당한다. 줄거리 대신 영화를 보는 데 필수적인 ‘최소 요구사항’과 전작과 달라진 ‘업데이트 세부사항’으로 영화 속 진실에 한 발짝 다가가 본다.

#최소 요구사항

서치2는 모든 이야기가 노트북 안에서 진행되는 만큼, IT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영화에선 애플의 노트북인 ‘맥북’과 ‘아이폰’의 기술을 주로 활용한다. 맥북은 아이폰과 연동해 음성통화·문자·페이스타임(화상통화)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서비스하지 않는 기능이지만, 애플 기기는 가족 간 위치 추적도 할 수 있다. 구글은 내가 움직인 동선을 기록한다. 노트북을 켜면, 사건 추적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는 끝난 셈이다.

#업데이트1―등장인물들

서치가 한국에서 주목받은 이유로 IT와 함께 영화에 등장하는 가족이 한국계 미국인이고 실제 배우도 한국계였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엇나가기만 하는 사춘기 딸과 한국식 바름을 강요하는 아빠가 잃어버린 딸을 찾는 과정은 친숙한 정서였다. 서치2에선 한국 가족 대신 흑인과 백인의 혼혈 가정(아빠는 없다) 그리고 엄마의 중국계 남자친구가 등장한다. 대신 서치2에선 한국인 관객을 배려한 듯, 다니엘 헤니가 한국계 FBI 조사관인 ‘일라이자 박’ 역할로 등장한다. 그는 수사 과정을 관객에게 알려주는 해설자다.

#업데이트2―더 커진 스케일

전작이 저예산으로 촬영 가능했던 건 등장 인물이 적고, 이야기가 일어나는 공간도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서치2는 전작의 8배에 달하는 제작비를 썼다. 서치는 한 도시를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됐지만, 서치2는 미국과 함께 멀리 콜롬비아까지 배경이 확장됐다. 등장인물도 늘었고, 납치, 총격전 등 더 다양한 사건이 벌어진다.

#업데이트3―온라인 서비스의 진화

서치2에선 전작에 없었던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한다. 인스타그램의 ‘릴스’는 동영상 클립 업로드 기능인데, 움직이는 동영상은 사진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한다. 북미권에서 일반화한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도 실종된 엄마를 찾는 단서다. 그레이스는 ‘러블리’라는 데이트 서비스로 케빈과 만난다. 미국 내에서는 물론 해외에도 단기 아르바이트를 중개하는 ‘태스크래빗’과 주요 관광지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여주는 ‘라이브 캠’은 엄마를 찾는 중요한 수단이다. 준은 우편으로 수표를 송금하는 일을 온라인으로 대신하는 ‘벤모’로 각종 요금을 결제한다.

#취급 주의사항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라진 엄마의 단서를 추적하는 과정은 흥미로운 동시에 섬뜩하다. 유비쿼터스 세상에서 우리는 항상 기술의 감시를 당하고 있다. 당신의 비밀번호는 어쩌면 생각보다 쉽게 노출될 수 있고, 그 순간 당신의 모든 정보는 탈탈 털릴 수 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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