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실력 있고 당당한 경찰입니까

최현진 기자 2023. 2. 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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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있고 당당한 경찰, 국민이 신뢰하는 안심 공동체'.

경찰청 누리집 첫 화면에 떠 있는 글입니다.

경찰이 두 달 반 동안 대규모 팀을 꾸려 수사했지만 경찰청장에게 면죄부만 줬습니다.

국정조사에서 "저도 주말 저녁 음주할 수 있다"는 경찰청장의 말이 생생히 뇌리에 박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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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있고 당당한 경찰, 국민이 신뢰하는 안심 공동체’. 경찰청 누리집 첫 화면에 떠 있는 글입니다. 경찰이 과연 이러한지 생각해봅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9일 울산경찰청을 방문해 이호영 울산경찰청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이태원’입니다. 지난해 10월 29일 밤 10시15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호텔 골목에서 벌어진 참사 말입니다.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고 이곳을 찾은 158명이 압사 당했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 시민은 112에 전화를 걸어 “밀려 죽을 거 같다”고 절규했지만 경찰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경찰이 두 달 반 동안 대규모 팀을 꾸려 수사했지만 경찰청장에게 면죄부만 줬습니다. 국정조사에서 “저도 주말 저녁 음주할 수 있다”는 경찰청장의 말이 생생히 뇌리에 박혔습니다. 개인생활을 주장하기에 앞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마음이 들어 이런 말을 하기가 송구스러울 것인데 말입니다. 이러고도 실력과 당당함을 말할 수 있나요.

최근 경찰 수뇌부의 행태를 보면 과연 국민을 위한 경찰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정권 눈치를 과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경찰은 최근 단행한 총경 전보 인사에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참석한 총경들을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배치했습니다. 부산과 경남에서도 이런 일은 벌어졌습니다. 퇴직을 얼마남지 않은 고참 총경마저 야간 당직을 서야 하는 상황팀장으로 발령내 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보복성 인사라고 비판한 류삼영 총경에 대해서도 윤희근 경찰청장은 징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청장은 9일 특진자 임용식 참석 등을 위해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류 총경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이렇게 하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외부에서 압력을 넣었다면 이를 막아야 하는 게 경찰 수장의 역할입니다. 그래야 정권 눈치 보지 않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일을 하겠죠. 지금은 군부 독재 시절이 아니지 않습니까. 스스로 이렇게 인사했다면 자기 잘못에는 관대하고 부하의 ‘충정’에는 엄격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13만 경찰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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