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민심 의식했나… 김정은, 연설 않고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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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75주년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경제난 극복에 우선순위를 두며 내부 결속에 주력하고, 대남·대미 위협 메시지도 삼갔다는 것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연설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대남·대미 위협보다는 내부 결속, 민심 달래기에 집중하는 듯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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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김주애, 귀빈석서 열병식 관람
김정은 뺨 만지는 장면 등 방송돼
리설주보다 먼저 언급… 위상 암시
당국 “후계 가능성 열어놓고 주시”
중절모 쓰고 ‘김일성 옷차림’… 딸 주애 옆에 세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75주년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기념 야간 열병식에 딸 김주애(김 위원장 오른쪽)와 함께 참석한 모습. 김주애는 김 위원장과 손을 잡고 레드카펫 위를 걷는 등 높은 위상을 드러냈다. 왼쪽 아래 작은 사진은 생전에 검은 중절모와 코트 차림을 한 김일성. 김위원장의 복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연상케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다만 김 위원장이 연설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대남·대미 위협보다는 내부 결속, 민심 달래기에 집중하는 듯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북한 스스로 “사상 최대 보건 위기”라고 부른 코로나19 대유행과 식량난 탓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중국의 식량과 비료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중국의 원만한 협조와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대외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조부 김일성을 연상시키는 검은 양복과 코트, 중절모를 쓰고 나온 점도 북한 주민들이 갖고 있는 김일성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올해 10세인 김 위원장 차녀 김주애는 전날 건군절 기념 연회 파격 등장에 이어 또 비중 있게 보도됐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아내) 리설주 여사와 함께 도착하셨다”며 리설주보다 먼저 김주애를 언급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당 중앙위원회 조직비서인 조용원 동지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들인 리일환 동지, 김재룡 동지, 전현철 동지가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주석단) 귀빈석에 자리 잡았다”며 김주애의 정치적 위상까지 드러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 녹화중계본에서 김주애만 단독으로 클로즈업한 장면이 나왔다. 김주애가 김 위원장의 뺨을 만지거나 귓속말하는 장면도 있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주애 등장 관련 “김 위원장 가족에 대한 군의 절대적 충성을 요구하고 이를 과시하려는 이미지 연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의 ‘김주애 후계자’설은 “판단하기에 이르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국가정보원이 후계자설에 부정적 입장을 내놓은 것과 차이가 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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