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두는 인공지능, ‘체스 세계 1위’ 인간을 꺾다

한겨레 입력 2023. 2. 9. 19:15 수정 2023. 2. 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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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0년에 폰 켐펠렌은 체스를 두는 오토마타(자동인형)를 만들었다.

어지간한 인간 상대로 체스를 둬도 지지 않았다.

체스나 바둑처럼 머리를 쓰는 게임은 기계가 인간을 이기기 쉽지 않아 보였다.

딥블루는 인간 가운데 체스를 가장 잘 둔다는 가리 카스파로프와 승부를 겨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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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다]

[나는 역사다] 딥블루(1996~1997)

1770년에 폰 켐펠렌은 체스를 두는 오토마타(자동인형)를 만들었다. 어지간한 인간 상대로 체스를 둬도 지지 않았다. 기계 안에 사람이 숨어 인형을 조종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들통났지만.

체스나 바둑처럼 머리를 쓰는 게임은 기계가 인간을 이기기 쉽지 않아 보였다. 컴퓨터가 발명되고도 한동안 그랬다.

1996년에 아이비엠(IBM)은 딥블루라는 컴퓨터를 선보였다. 체스를 두는 인공지능 컴퓨터였다. 과학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나오는 딥 소트(깊은 생각)라는 컴퓨터와 아이비엠의 별명 빅 블루에서 이름을 땄다. 딥블루는 인간 가운데 체스를 가장 잘 둔다는 가리 카스파로프와 승부를 겨뤘다. 2월10일의 시합. 딥블루는 인간이 예측하지 못한 수를 뒀고, 카스파로프는 패배했다. 인공지능이 인간 대표를 꺾은 날이었다. 그래도 딥블루 여섯번 대국의 전적은 1승3패2무. 이때만 해도 전체 승부는 인간이 이겼다.

이듬해 5월, 인공지능은 카스파로프와 두번째 대결을 벌였다. 딥블루가 업그레이드돼 돌아왔다(‘디퍼블루’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2승1패3무, 컴퓨터의 승리였다. 카스파로프는 2005년 은퇴할 때까지 체스 실력이 인간 중 으뜸이었기 때문에, 기계의 실력이 인간보다 낫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한동안 ‘기계가 체스는 이겨도 바둑은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매우 많기 때문에, 이른바 ‘인간의 직관’이 앞서리라는 것이었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그런 기대를 꺾었다. 이세돌이 대국 한번을 이겼는데, 그 승부가 인간의 마지막 승리였을 줄이야.

지금은 딥블루보다 알파고보다 뛰어난 인공지능들이 활약한다. 예를 들어 알파제로는 ‘범용 지능'이다. 딥블루는 체스만 두고 알파고는 바둑만 뒀지만, 알파제로는 여러가지를 잘할 수 있다. 강화 학습을 시작한 지 두시간 만에 일본 장기를, 네시간 만에 체스를, 서른여섯시간 만에 바둑을 지지 않게 됐다. 물론 인간과 겨룬 것이 아니라 다른 기계와 겨룬 결과다. 인간은 이미 인공지능의 상대가 아니기 때문.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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