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분산형 클라우드가 필요한 이유

탐 송 한국오라클 사장

일반적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들은 주로 소수의 선진국에 위치하면서 전세계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기업과 정부기관들은 이제 더 가까운 거리에서 빠르게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성능이 뛰어나야 하며,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아 기업·기관 내 데이터센터 또는 서버룸에 설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현대적인 요구사항을 위해 등장한 것이 분산형 클라우드 모델이다. 분산형 클라우드란 기업·기관의 데이터센터에 클라우드를 구축하거나 특정 기업만을 위한 전용 리전을 활용하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사내구축형인 온프레미스와 프라이빗 및 퍼블릭 클라우드를 혼합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이다. 이를 통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더 작은 규모와 더 다양한 지역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분산형 클라우드가 정부와 기업에게 필요한 첫 번째 이유로는 데이터주권 이슈를 들 수 있다. 최근 점점 더 많은 정부기관들이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강조하고 있고, 시민들의 데이터를 해당 국가 법령 내에서 관리하고 싶어 한다. 이에 더해 많은 국가들이 자국 내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 레지던시에 관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CSAP(클라우드 보안인증)를 둘러싸고 관심과 논의가 뜨겁게 진행됐다. 대개의 논의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들 간 이해관계와 국가 디지털경제 주도권 여부를 두고 이뤄진다. 이처럼 뜨겁고 첨예한 논의의 중심은 결국 어떤 방식이 클라우드를 활용함에 있어 데이터주권을 보장할 수 있느냐에 맞춰져야 한다고 본다.

특히 헬스케어·금융·교통 등 각종 규제가 요구되는 산업에 있는 기업들은 특정 핵심 운영업무의 데이터와 워크로드를 직접 관리하길 원한다. 워크로드를 기존 시설에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욱 탄력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자사 시설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이때 분산형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핵심 데이터와 워크로드는 자체 클라우드에 두면서도 이외 업무는 별도 클라우드에 운영함으로써 이런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다.

기업과 정부에게 분산형 클라우드가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거리이다. 전세계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거대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들은 성능이 뛰어나지만 거리가 문제됐다. 클라우드 리전이 이용자에게서 멀수록 운영상 레이턴시(지연시간)도 더욱 증가하기 때문이다.

팬데믹을 겪으며 디지털 서비스가 강화됨에 따라 더욱 매끄럽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 시점에 레이턴시는 기업·기관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분산형 클라우드를 활용해 컴퓨팅파워를 이용자에게 더욱 가까이 배치하는 것은 이런 레이턴시 제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 지출은 전년대비 글로벌은 20.4%, 국내는 22.9% 성장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클라우드 시장은 각각 21.2%, 19.8%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클라우드 전환은 당연한 것이며, 이제 정부기관 및 기업이 이 클라우드를 어떻게 각자 필요에 맞게 활용하는지가 큰 차이를 만들 것이라 해석된다.

데이터주권과 더욱 유연하고 신속한 서비스 제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때다.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리전에서건, 자사 데이터센터 또는 온프레미스 환경의 서버룸에서건 간에 퍼블릭 클라우드의 모든 기능을 누릴 수 있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원하는 기업 또는 기관의 IT담당자라면, 각자 필요에 맞게 클라우드를 활용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분산형클라우드의 접근을 고려해보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