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병식에 고체연료 ICBM·화성-17형… 美 타격 핵무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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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심야 열병식에서 '괴물'로 불리는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며 '핵 공격 능력'을 과시했다.
김일성 전 주석을 연상케 하는 검은 중절모와 코트 차림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딸 김주애를 대동하고 열병식에 참석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통해 공개한 신무기의 시험발사 등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과의 공조 아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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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예상과 달리 연설은 안해
대통령실 "北 움직임 예의주시"
북한이 심야 열병식에서 '괴물'로 불리는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며 '핵 공격 능력'을 과시했다. 김일성 전 주석을 연상케 하는 검은 중절모와 코트 차림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딸 김주애를 대동하고 열병식에 참석했다.
9일 국방부와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인 8일 밤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열고 ICBM으로 추정되는 신무기를 선보였다.
북한 기관지인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ICBM인 '화성-17형'과 함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된 고체연료 ICBM이 등장한 사진을 공개했다. 열병식은 오후 9시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본행사가 열린 것으로 분석됐다.
통신은 열병식에서 "전술미사일 종대와 장거리순항미사일 종대들이 광장으로 진입했다"며 "강위력한 전쟁억제력, 반격능력을 과시하며 굽이쳐가는 전술핵운용부대 종대들의 진군은 무비의 기세로 충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끝없는 자부와 긍지에 넘친 관중들의 환호와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 열병광장에 공화국 국방력의 변혁적인 발전상과 우리 국가의 최대의 핵공격능력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종대들이 등장했다"며 "우리의 정규무력은 제국주의 폭제를 완벽하게 제압분쇄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을 비축한 최강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절대적 힘'은 핵무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건군절 기념연회에 참석해 인민군 장성을 대상으로 연설했던 김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에서 병력과 각종 군 장비를 사열했으나, 연설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서 대남·대미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안보당국의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이번 열병식에서 딸 김주애를 주석단에 올렸다.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나선 것은 벌써 4번째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김주애의 후계 가능성을 내세워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통신은 이날 열병식에 참석한 김주애를 '존경하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했고, 앞서 지난해 11월 김주애를 처음 소개할 당시에는 '사랑하는 자제분', 두 번째 공개석상에선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칭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주애의 열병식 참석에 대해 "김 위원장 가족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과시하는 연출로 보인다"며 "후계구도는 이른 감이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측은 김 위원장의 딸의 이름이 김주애가 맞는지, 다른 자녀에 대한 추가 정보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북한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9일 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어제(8일) 열병식에 대해 북한의 공개보도를 포함해 각종 자료를 종합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통해 공개한 신무기의 시험발사 등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과의 공조 아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인 8일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직접 주재했고, 당시에도 북한이 어떤 움직임 보일지 주시하고 있었다"며 "국민이 알아야 할 사항이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역내외 안보상황이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민·관·군·경이 총력안보태세를 확립해야한다"고 주문한 뒤 앞으로는 매년 초 통합방위회의를 직접 주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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